김광희 "입대 전 마지막 불꽃…내년 목표는 '어게인 2022'"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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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 '라스칼' 김광희 인터뷰
“2024년이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 될 것 같다.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DRX 사옥에서 만난 ‘라스칼’ 김광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을 언급했다. DRX는 올해 순탄치 못한 시즌을 치렀다.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9위, 서머 6위에 그쳤다. 우여곡절 끝에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에 올랐지만 디플러스 기아에게 패하며 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팀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김광희는 중심을 지키며 ‘팀의 기둥’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LCK 서머 스플릿 평균 킬이 2.2로 탑 라이너 중 3위를 기록했다. 솔로 킬 횟수도 12회로 3위에 올랐다. 팀의 성적에 비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런 김광희를 두고 팬들은 ‘통나무’를 혼자 들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DRX에서 입대 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는 김광희를 만나 지나간 2023 시즌과 다가올 2024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23 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LCK 서머 하반기 반등을 통해 선발전에 올랐지만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스프링부터 시작이 순탄치 않았다. 서로 색깔이 강한 사람들이 모였었다. 각자의 생각이 조율돼야 시너지가 나서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프링 때는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지낸 것 때문에 안 맞아서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서머에는 분위기 반전 시켜줄 신인 선수들이 올라와서 같이 의견을 잘 종합하면서 경기에 임해서 시너지가 났던 것 같다. 덕분에 서머에는 스프링보다는 나은 성적 거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저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한 해였다.
롤드컵이 국내에서 열려 선발전이 더욱 간절했을 것 같다. 진출 실패 후 어떤 생각을 했나?
사실 올해 연습 과정도 그렇고 저희가 하나씩 하나씩 나아져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올해) 연습 때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패배했다. 개인적으로 항상 연습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이 잘 안되다 보니 항상 경기장 갔을 때는 "오늘은 좀 다 같이 고점이 나왔으면 좋겠다. 안됐던 부분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도랄까? 그런 바램이 있었다. 선발전은 사실 연습 과정이 좋지 않아서 큰 기대는 안 했다. 하지만 막상 떨어지고 나니 또 쉬어야 한다는 게 슬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롤드컵을 지켜보며 프로 선수로서 자극을 받았을 듯한데, 두 대회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 있었나?
프로로서 자극받은 부분은 경기를 못 뛴다는 것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저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 저는 되게 비시즌이 고통스럽다고 느낀다. 열심히 준비하고 성과를 내는 시즌과 비교했을 때 비시즌은 무료하다고 느낀다. 무기력하고 때로는 우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몸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당장 동기부여 없이, 아무런 목표 없이 쉬는 것과 어떤 목표를 세우고 시즌 준비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잘 준비해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던 작년과 달리 이번 시즌은 신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어떤 마음가짐인지 궁금하다
신인들과 같이 함에 있어서 저는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신구 조합'이 좋은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인 선수들과 하는 것에 부담이 없고 선수들의 열정 같은 것이 피부로 느껴져서 저도 열심히 하게 된다. 제가 신인이었을 때 같이 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 ‘데프트’ 김혁규, ‘투신’ 박종익 등이었다. 당시 형들과 같이 했었을 때 되게 좋은 것을 많이 배웠다. 그때 배운 형들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신인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자신이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 타 팀에서 온 제안을 거절하고 DRX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팀에서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단장님과 대화를 나눴다. 혹시 이런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 같냐는 질문을 원래부터 하셨었다. 애초부터 DRX에서 2년을 마무리하고 군 생활을 하려고 마음먹고 계약했다. 사실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팀이 영입을 나선다고 들었다. (김광희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이후 DRX는 ‘테디’ 박진성 영입을 발표했다) 팀에서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콜업되는 신인 선수들과 시너지 내서 최소 롤드컵에 가는 걸 목표로 하면 저의 말년에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팀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크게 생각이 바뀌거나 하진 않았다.
‘철벽의 라스칼’ 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라인전 실력으로 유명한데 이를 가능케 한 본인만의 훈련 방법이 있을까?
일단 연차가 쌓여도 항상 매 연습마다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잘못한 부분에 대한 리플레이도 많이 보고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때 빠르게 캐치하는 편이다. 피드백 수용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 덕분에 라인전이 탄탄해진 거 같다. '솔로 킬'을 잘하는 탑 라이너로 정평이 났다. 이 역시 비법이 궁금하다.
해보고 싶은 구도 같은 것들을 연습 과정에서 많이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해보고 싶은 구도나 챔피언 같은 것들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편이다. 연습 과정에서 다양한 구도로 해보다 보니 ‘킬 각’ 같은 것들이 남들보다 잘 보이는 것 같다.
2024 시즌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
아무래도 T1이 많이 경계 된다. T1은 월즈 우승자이기도 하고 T1 제외하곤 로스터 유지한 팀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상위권 팀 중에선 젠지 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 KT 롤스터가 경계 대상이다.
2024년 목표가 궁금하다.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가?
LCK 경험 적은 선수들이 스프링 시즌 동안 적응을 완벽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그 과정에서 성적은 최소 플레이오프를 가고 싶다. 길게 보면 서머 시즌에는 롤드컵 진출이 목표다. 일단 진출만 하게 된다면 더 높은 곳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DRX와 올해 웨이보 게이밍처럼 말이다. 두 팀 모두 가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 보였다고 생각한다. 일단 롤드컵 진출을 목표로 삼고 거기서 더 성장한다면 더 높은 곳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말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군대 가기 전 마지막’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군 생활 끝나고도 프로생활에 도전하고 싶다. 그땐 새로운 신인으로 시작한다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대 전 베테랑으로 마지막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년을 재밌고 후회없이 보내고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열심히 해서 올해 서머 마지막처럼 아쉬운 폼 같은 것들이 내년에는 안 나오게 잘하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DRX 사옥에서 만난 ‘라스칼’ 김광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을 언급했다. DRX는 올해 순탄치 못한 시즌을 치렀다.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9위, 서머 6위에 그쳤다. 우여곡절 끝에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에 올랐지만 디플러스 기아에게 패하며 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팀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김광희는 중심을 지키며 ‘팀의 기둥’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LCK 서머 스플릿 평균 킬이 2.2로 탑 라이너 중 3위를 기록했다. 솔로 킬 횟수도 12회로 3위에 올랐다. 팀의 성적에 비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런 김광희를 두고 팬들은 ‘통나무’를 혼자 들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DRX에서 입대 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는 김광희를 만나 지나간 2023 시즌과 다가올 2024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23 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LCK 서머 하반기 반등을 통해 선발전에 올랐지만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스프링부터 시작이 순탄치 않았다. 서로 색깔이 강한 사람들이 모였었다. 각자의 생각이 조율돼야 시너지가 나서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프링 때는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지낸 것 때문에 안 맞아서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서머에는 분위기 반전 시켜줄 신인 선수들이 올라와서 같이 의견을 잘 종합하면서 경기에 임해서 시너지가 났던 것 같다. 덕분에 서머에는 스프링보다는 나은 성적 거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저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한 해였다.
롤드컵이 국내에서 열려 선발전이 더욱 간절했을 것 같다. 진출 실패 후 어떤 생각을 했나?
사실 올해 연습 과정도 그렇고 저희가 하나씩 하나씩 나아져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올해) 연습 때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패배했다. 개인적으로 항상 연습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이 잘 안되다 보니 항상 경기장 갔을 때는 "오늘은 좀 다 같이 고점이 나왔으면 좋겠다. 안됐던 부분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도랄까? 그런 바램이 있었다. 선발전은 사실 연습 과정이 좋지 않아서 큰 기대는 안 했다. 하지만 막상 떨어지고 나니 또 쉬어야 한다는 게 슬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롤드컵을 지켜보며 프로 선수로서 자극을 받았을 듯한데, 두 대회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 있었나?
프로로서 자극받은 부분은 경기를 못 뛴다는 것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저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 저는 되게 비시즌이 고통스럽다고 느낀다. 열심히 준비하고 성과를 내는 시즌과 비교했을 때 비시즌은 무료하다고 느낀다. 무기력하고 때로는 우울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몸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당장 동기부여 없이, 아무런 목표 없이 쉬는 것과 어떤 목표를 세우고 시즌 준비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잘 준비해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던 작년과 달리 이번 시즌은 신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어떤 마음가짐인지 궁금하다
신인들과 같이 함에 있어서 저는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신구 조합'이 좋은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인 선수들과 하는 것에 부담이 없고 선수들의 열정 같은 것이 피부로 느껴져서 저도 열심히 하게 된다. 제가 신인이었을 때 같이 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 ‘데프트’ 김혁규, ‘투신’ 박종익 등이었다. 당시 형들과 같이 했었을 때 되게 좋은 것을 많이 배웠다. 그때 배운 형들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신인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자신이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 타 팀에서 온 제안을 거절하고 DRX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팀에서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단장님과 대화를 나눴다. 혹시 이런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 같냐는 질문을 원래부터 하셨었다. 애초부터 DRX에서 2년을 마무리하고 군 생활을 하려고 마음먹고 계약했다. 사실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팀이 영입을 나선다고 들었다. (김광희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이후 DRX는 ‘테디’ 박진성 영입을 발표했다) 팀에서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콜업되는 신인 선수들과 시너지 내서 최소 롤드컵에 가는 걸 목표로 하면 저의 말년에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팀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크게 생각이 바뀌거나 하진 않았다.
‘철벽의 라스칼’ 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라인전 실력으로 유명한데 이를 가능케 한 본인만의 훈련 방법이 있을까?
일단 연차가 쌓여도 항상 매 연습마다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잘못한 부분에 대한 리플레이도 많이 보고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때 빠르게 캐치하는 편이다. 피드백 수용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 덕분에 라인전이 탄탄해진 거 같다. '솔로 킬'을 잘하는 탑 라이너로 정평이 났다. 이 역시 비법이 궁금하다.
해보고 싶은 구도 같은 것들을 연습 과정에서 많이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해보고 싶은 구도나 챔피언 같은 것들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편이다. 연습 과정에서 다양한 구도로 해보다 보니 ‘킬 각’ 같은 것들이 남들보다 잘 보이는 것 같다.
2024 시즌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
아무래도 T1이 많이 경계 된다. T1은 월즈 우승자이기도 하고 T1 제외하곤 로스터 유지한 팀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상위권 팀 중에선 젠지 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 KT 롤스터가 경계 대상이다.
2024년 목표가 궁금하다.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가?
LCK 경험 적은 선수들이 스프링 시즌 동안 적응을 완벽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그 과정에서 성적은 최소 플레이오프를 가고 싶다. 길게 보면 서머 시즌에는 롤드컵 진출이 목표다. 일단 진출만 하게 된다면 더 높은 곳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DRX와 올해 웨이보 게이밍처럼 말이다. 두 팀 모두 가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 보였다고 생각한다. 일단 롤드컵 진출을 목표로 삼고 거기서 더 성장한다면 더 높은 곳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말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군대 가기 전 마지막’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군 생활 끝나고도 프로생활에 도전하고 싶다. 그땐 새로운 신인으로 시작한다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대 전 베테랑으로 마지막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년을 재밌고 후회없이 보내고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열심히 해서 올해 서머 마지막처럼 아쉬운 폼 같은 것들이 내년에는 안 나오게 잘하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