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값에 인건비 폭등…외식업계 "스테이크 메뉴 빼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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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1년새 20% 급등
버거업체 "감자튀김 대란 또 올라"
20% 웃돈 주더라도 조달 안간힘
국산 과일값 뛰어 외국산 대체
홀서빙·조리사 인건비도 부담
버거업체 "감자튀김 대란 또 올라"
20% 웃돈 주더라도 조달 안간힘
국산 과일값 뛰어 외국산 대체
홀서빙·조리사 인건비도 부담
신선·가공식품은 물론 각종 조미료와 소스 등 각양각색의 식료품이 총동원되는 외식 매장은 식음료(F&B) 산업의 집합체다. 국산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수입 식자재도 상당량 사용해 연말에도 멈추지 않는 글로벌 애그플레이션(농산물+인플레이션)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들은 국내외 식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악의 경기 부진까지 겹쳐 악전고투 중이다. 식자재 조달→요리→서빙에 이르는 전 단계에 안 오른 비용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우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품질이 좋아 대다수 뷔페업체가 핵심 식자재로 사용한다. 문제는 올해 미국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목축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가뭄으로 방목지가 줄어들면서 공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미국 농무부는 2024년 미국 내 소고기 생산량이 20억파운드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화한다면 1979년 이후 연간 최대 감소폭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채끝, 등심, 부챗살 등 부분육 가격은 상승폭이 더 크다. 축산물은 전문 기술자가 발골·정형한 뒤 유통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에서 관련 인건비가 큰 폭으로 올랐다.
A외식업체 구매담당자는 “미국 현지 육류공장에서 저렴한 임금으로 근무하던 해외 근로자들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본국으로 대거 돌아갔다”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생산성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미국산 소고기 구매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난달 간판 메뉴인 ‘토마호크 스테이크’ 가격을 100g당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2000원(8.3%) 인상했다.
후식용 과일은 국산을 외국산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탄저병, 이상 저온으로 국산 사과 도매가격이 치솟자 상당수 뷔페는 하반기 들어 사과 대신 바나나 망고 등을 후식용 과일로 내놓고 있다. 국내산 사과 도매가격은 추석 직전인 9월 22일에 ㎏당 6968원으로 치솟아 1년 전(2109원)의 세 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대면 서비스업 특성상 인건비 부담도 상당하다. B뷔페 홀서빙 직원의 시급은 작년 평균 1만4400원에서 올해 1만5600원으로 1200원(8.3%) 올랐다. 주방 조리인력은 요즘 주 5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급여가 월 313만5000원이다. 1년 전(208만3730원)의 1.5배다.
애그플레이션과 별개로 버거업계가 올해 가장 골머리를 앓은 식자재는 패티다. 수익성 악화로 국내 닭고기 발골업체의 폐업이 잇달아 닭 부분육으로 패티를 만드는 버거업체의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졌다. D버거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골 작업을 거친 닭 부분육은 외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인건비 급등,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중소 발골업체가 상당수 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닭가슴살 구매 가격은 최근 1년 새 40% 올랐다.
BBQ는 폭염으로 인한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10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절반씩 섞은 새 튀김유를 도입했다. 최근 2~3년간 여름마다 유럽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치는 바람에 최악의 올리브 작황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성장 속도가 느린 올리브나무의 특성상 나무를 새로 심어도 올리브유 조달이 정상화되려면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BBQ 관계자는 “해외 매장에서는 국내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대신 ‘골든프라이드치킨’을 출시해 다른 튀김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이들은 국내외 식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악의 경기 부진까지 겹쳐 악전고투 중이다. 식자재 조달→요리→서빙에 이르는 전 단계에 안 오른 비용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스테이크 뺄 수도 없는데…”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외식기업 중에서도 취급 품목이 가장 다양한 뷔페업체 구매담당자들이 요즘 가장 골머리를 앓는 식자재는 미국산 소고기다. 구입 비용이 전년 대비 20% 이상 상승해 핵심 메뉴인 스테이크 판매 전략에 관한 고민이 깊어졌다.미국산 소고기는 한우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품질이 좋아 대다수 뷔페업체가 핵심 식자재로 사용한다. 문제는 올해 미국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목축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가뭄으로 방목지가 줄어들면서 공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미국 농무부는 2024년 미국 내 소고기 생산량이 20억파운드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현실화한다면 1979년 이후 연간 최대 감소폭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채끝, 등심, 부챗살 등 부분육 가격은 상승폭이 더 크다. 축산물은 전문 기술자가 발골·정형한 뒤 유통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에서 관련 인건비가 큰 폭으로 올랐다.
A외식업체 구매담당자는 “미국 현지 육류공장에서 저렴한 임금으로 근무하던 해외 근로자들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본국으로 대거 돌아갔다”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생산성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미국산 소고기 구매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난달 간판 메뉴인 ‘토마호크 스테이크’ 가격을 100g당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2000원(8.3%) 인상했다.
후식용 과일은 국산을 외국산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탄저병, 이상 저온으로 국산 사과 도매가격이 치솟자 상당수 뷔페는 하반기 들어 사과 대신 바나나 망고 등을 후식용 과일로 내놓고 있다. 국내산 사과 도매가격은 추석 직전인 9월 22일에 ㎏당 6968원으로 치솟아 1년 전(2109원)의 세 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대면 서비스업 특성상 인건비 부담도 상당하다. B뷔페 홀서빙 직원의 시급은 작년 평균 1만4400원에서 올해 1만5600원으로 1200원(8.3%) 올랐다. 주방 조리인력은 요즘 주 5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급여가 월 313만5000원이다. 1년 전(208만3730원)의 1.5배다.
○비상 걸린 프랜차이즈
팬데믹 기간에 양상추 토마토 실종에 이어 감자튀김 판매 중단 사태를 겪은 버거업계는 지난여름 폭우 폭염 등 이상 기후가 세계를 강타하자 또 다른 ‘식자재 대란’이 벌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C버거업체는 튀김용으로 많이 쓰이는 미국 아이다호주 러셀 감자 매입가를 정상가보다 20% 올려서라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애그플레이션과 별개로 버거업계가 올해 가장 골머리를 앓은 식자재는 패티다. 수익성 악화로 국내 닭고기 발골업체의 폐업이 잇달아 닭 부분육으로 패티를 만드는 버거업체의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졌다. D버거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골 작업을 거친 닭 부분육은 외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인건비 급등,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중소 발골업체가 상당수 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닭가슴살 구매 가격은 최근 1년 새 40% 올랐다.
BBQ는 폭염으로 인한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10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씨유를 절반씩 섞은 새 튀김유를 도입했다. 최근 2~3년간 여름마다 유럽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치는 바람에 최악의 올리브 작황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성장 속도가 느린 올리브나무의 특성상 나무를 새로 심어도 올리브유 조달이 정상화되려면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BBQ 관계자는 “해외 매장에서는 국내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대신 ‘골든프라이드치킨’을 출시해 다른 튀김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