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단가를 전격 인상하기로 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군을 선언한 조양래 명예회장이 최근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매수해 경영권 분쟁이 방어 측인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며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단가를 기존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20% 상향하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자금도 기존 5186억원(최대 27.32% 가정 시)에서 6224억원으로 늘린다. 공개매수 마감일은 이달 24일에서 25일로 연장됐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위한 최소 지분 조건은 종전 1931만5214주(20.85%)를 유지했다.

이날 MBK파트너스는 조 명예회장이 지난 7~14일 6거래일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사들인 것은 시세 조종 혐의가 짙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파트너스는 조 명예회장이 장내에서 7일부터 지분을 매집했음에도 조 회장이 8일 특수관계인 지분을 공시하면서 이를 빼놓은 것도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5% 룰)를 위반한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만일 5% 룰 위반 혐의가 입증되면 조 명예회장의 의결권은 6개월간 제한된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조 명예회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25.06% 하락한 1만5850원에 마감하며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 회장 측 승리로 끝났다는 관측이 확산한 결과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준호/김일규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