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주류업체 딕타도르가 지난달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미카'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세계 첫 AI CEO다. 사진 : 딕타도르 홈페이지
폴란드 주류업체 딕타도르가 지난달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미카'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세계 첫 AI CEO다. 사진 : 딕타도르 홈페이지
미국의 기업인 10명 중 4명이 내년에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직원 해고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37%는 올해 직원을 해고했다고 답했다. AI가 근로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은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레주메빌더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업체는 이달 초 750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AI 기술이 근로자를 대체했다고 생각하는 기업인은 37%에 달했다. 또한 44%는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경영 효율화로 내년에 해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현재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53%, 내년에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24%에 달했다. 기업의 80%가 AI를 이미 도입했거나 내년에 도입한다는 것이다. 레주메빌더의 이력서 및 경력 전략가인 줄리아 투에이크레는 “고객 서비스를 위해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크다”며 “AI가 고객 응대 서비스를 대신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 수행과 문서 요약 작성이 AI 활용 용도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기업이 AI 도입에 적극적인 만큼, 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 대한 채용 선호도도 높았다. 응답한 기업인 대부분(96%)은 내년 채용 시 AI 기술을 가진 지원자를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기업 5곳 중 4곳(83%)은 “AI 기술을 갖춘 직원의 고용 안전성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투에이크레는 “AI 도입은 더 많은 효율성을 제공한다”며 “직원이 AI 활용 능력을 갖추고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다른 조사 결과도 있다. 글로벌 업무 협업 도구 플랫폼인 아사나의 ‘직장 내 AI 현황 2023 보고서’에서도 근로자들이 업무 중 29%가 AI로 대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작년 말 챗GPT 등장으로 생성 AI 열풍이 불면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움직임에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CNBC는 “AI 도입으로 해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기술 발전이 대량 실업을 초래했다는 역사적인 증거는 없다”며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업무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