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으로 모임과 회식이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모임통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성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을 선점하자 시중은행도 관련 상품을 재정비해 뛰어들면서다.

연말 회식할 때, 모임통장으로 편하게 'N분의 1'
모임통장은 최소 2인부터 한 통장에 회비를 내며 모임을 위한 지출을 관리하는 계좌다. 구성원들은 통장을 함께 공유하고, 예금 잔액과 진출 금액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 모바일 뱅킹 앱 ‘하나원큐’에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2월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지 1년10개월 만에 재출시다. 하나은행 모임 통장 서비스는 새로운 통장을 발급하지 않아도 기존 통장에 모임 기능만 연결하면 이용할 수 있다. 모임장인 총무가 모임을 만들어 모임원을 초대하면 모임원 모두가 회비 내역을 공유할 수 있다.

하나은행이 차별점으로 내세운 기능은 ‘총무 변경’ 기능이다. 총무가 모임원 중 한 명에게 총무 변경을 요청하면 모임원 동의를 거쳐 새로운 총무를 선정할 수 있다. 총무가 바뀌어도 기존 회비 거래 내역과 모임 계좌 번호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 5월 모임통장을 운영할 수 있는 ‘KB국민 총무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나은행의 서비스처럼 기존에 쓰던 통장에 모임 관리 기능을 연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임 회비 미납자에게는 알림을 보내 회비 납입을 요청할 수 있다. 모임 회비 지출 및 입금 현황도 ‘월별 리포트’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모임통장 시장을 주도하던 인터넷은행도 관련 서비스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모임통장 분야 ‘최강자’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1월 모임통장에 생활비 관리 및 회비 관리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향후 모임원들이 이미지를 포함한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모임 게시판’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모임통장 순 이용자 수는 2018년 12월 처음 출시된 이후 5년 만에 975만 명을 기록했다. 5년간 하루평균 5000명 이상이 모임통장에 가입한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말을 맞아 다음달 11일까지 모임통장을 개설하는 고객 중 1000개 모임을 추첨해 10만원의 모임 지원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다.

토스뱅크는 ‘공동 모임장’을 차별화된 기능으로 앞세우고 있다. 통장을 처음으로 개설한 모임장의 동의를 받아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 공동 모임장이 되면 똑같이 1일 한도 100만원까지 출금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공동 모임장은 모임통장에서 이체와 출금 거래, 모임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케이뱅크 모임통장은 모임원이 다 같이 목표 금액을 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임비 플러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모임 구성원들과 별도 조건 없이 목표 금액을 모으기만 하면 연 최고 10%의 달성 금리를 붙여준다.

모임비 플러스에 모으는 돈은 기존 회비가 들어 있는 전체 모임통장과 분리해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