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총장 "지금 수능으론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 안 나와…자격시험으로 개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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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
"2028학년 수능은 더 문제
통합과학·통합사회 도입으로
수험생 부담 엄청나게 증가
사교육 시장에만 좋은 일
등록금 동결에 대학위기 시작
튼튼한 재정없이 경쟁 불가능
기초과학으로 돈 많이 번다면
의대 쏠림현상도 사라질 것"
"2028학년 수능은 더 문제
통합과학·통합사회 도입으로
수험생 부담 엄청나게 증가
사교육 시장에만 좋은 일
등록금 동결에 대학위기 시작
튼튼한 재정없이 경쟁 불가능
기초과학으로 돈 많이 번다면
의대 쏠림현상도 사라질 것"
“지금 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유지해서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를 절대 키울 수 없습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대입안은 지금의 선택과목 체제를 통합과학, 통합사회 등 공통과목으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김 총장은 “모든 수험생이 모든 과목을 공부하고,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하는 방식”이라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수능을 자격고시로 전환하고 대학에 인재 선택권을 넓혀줘야 학생도 살고, 대학도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한국 대학들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미래를 준비해야 할 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과거에 머물러 있고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로 글로벌 대학들과 경쟁할 기초체력마저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8학년도부터 수능에서 선택과목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수험생의 부담을 엄청나게 늘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같은 천재는 영원히 안 나옵니다. 모든 과목을 잘하는 학생을 뽑는다면 대학은 천재를 선발할 기회를 잃는 겁니다.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수능은 자격고사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들에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죠. 고대에서 원하는 인재와 다른 대학에서 키우고자 하는 인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고대의 철학을 담아 학생을 뽑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번 수능에서 공통과목을 늘린 것이 자격시험으로 가는 방향 아닌지요.
“먼저 자격시험으로 바꾸고 그다음에 공통과목을 도입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자격시험화가 전제되지 않은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결국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하게 해 줄 세우겠다는 얘기고, 사교육 시장에만 좋은 겁니다. 입시학원들은 쾌재를 부를 겁니다.”
▷대학은 학생 선발뿐 아니라 등록금 인상도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15년간 사립대 등록금을 묶어놓은 나라는 없습니다. 대학의 위기는 등록금 동결로 시작됐습니다. 한국 대학이 발전하지 못하면서 우수한 인재는 유학을 가고, 의사가 되려고 하면서 기초학문이 공동화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두 다리를 묶어놓고 해외 대학들과 경쟁을 시키고 있는 거죠. 튼튼한 재정 없이 대학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대학 재정을 위해 또 어떤 제도가 필요합니까.
“기부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와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대해 세금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거죠. 대학 전체 예산의 20~30% 정도는 기부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돼야 합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도입을 검토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몇백억원을 내면 한 명을 입학시켜주는 방식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됩니다. 여러 대에 걸쳐서 집안 대대로 고대에 공헌한 자손을 배려해주는 방식이 돼야 합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의 자녀 등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합니다.
“의대 쏠림 현상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과학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면 됩니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인 뒤에는 안 그래도 없는 젊은 과학자, 조교, 연구자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자들이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존경받게 된다면 의대 쏠림 현상은 자연히 사라질 겁니다.”
▷의대 정원 확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고대 의대도 과거 정원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정원 확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주 민감한 주제로 당사자 간 합의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양자가 합의하는 안이 최고의 안이라는 생각으로 의사협회와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의 위기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요.
“대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현 사회를 천착하며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미래 사회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했죠. 언론, 기업, 정부 모두 현재를 위한 조직이지만 대학만은 미래를 위한 조직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과 현실의 거리가 멀어지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실은 빠르게 변하는데 대학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하루빨리 현실과 대학의 간극을 좁히지 않으면 사회가 대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학령인구 감소도 문제로 꼽힙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평생교육 강화 등으로 극복해가야 합니다. 고대에만 외국인 유학생이 5110명에 달합니다. 이를 전체 학생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또 30년에 달하던 학문의 반감기가 7년밖에 안 되는 지금 상황에서 생애주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제공해야 합니다.”
▷해외 대학과의 강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무크와 같이 세계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대는 한발짝 더 나아가 연대, 게이오대, 와세다대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에라스무스 프로그램’(가칭)도 준비 중입니다. 4개 대학 학생들이 서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취임 후 9개월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학교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독립, 민주화, 선진화 등 고대가 가진 시대적 사명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고대에 부여된 사명은 ‘인류를 위해서 공헌하는 초일류대학’입니다. 한국을 넘어 인류 전체를 위해서 공헌하는 게 고대의 비전입니다.”
▷인류에 공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다른 대학들과의 연대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케이클럽이라는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학자를 연결해 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팬데믹, 기후변화, 식량문제, 고령화, 양극화 등 문제가 너무 많고 크기 때문입니다. 2025년 120주년 행사에서 케이클럽을 모아 포럼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김 총장 취임 후 9개월 만에 기금 교수는 42명으로 늘어났다. 임기 4년 동안 120명까지 뽑는 것이 ‘최소 목표’다. 김 총장은 “기금 교수가 늘어나면서 대학등록금 동결 이후 신규 교수 채용이 부족했던 학과들의 갈증이 해소되고 학교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소규모지만 응용학문의 기초가 되는 기초학문을 많이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늘리고 졸업 후에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천원의 아침밥을 점심, 저녁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유불급’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고대는 정부지원에 졸업생 기부금을 합해 식수 제한 없이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다. 김 총장은 “아침은 학교 주변 상권에 영향이 거의 없지만 점심, 저녁까지 하면 상인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대학이 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김동원 총장은…
△1960년 대구 출생
△1982년 고려대 경영대학 졸업
△1993년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노사관계학 석·박사
△1996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영대학 교수
△2004년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
△2011년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2014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014년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2014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2014년 고려대 경영대학 학장
△2015년~ 제17대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회장
△2023년~ 고려대 제21대 총장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대입안은 지금의 선택과목 체제를 통합과학, 통합사회 등 공통과목으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김 총장은 “모든 수험생이 모든 과목을 공부하고,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하는 방식”이라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수능을 자격고시로 전환하고 대학에 인재 선택권을 넓혀줘야 학생도 살고, 대학도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한국 대학들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미래를 준비해야 할 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과거에 머물러 있고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로 글로벌 대학들과 경쟁할 기초체력마저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8학년도부터 수능에서 선택과목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수험생의 부담을 엄청나게 늘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같은 천재는 영원히 안 나옵니다. 모든 과목을 잘하는 학생을 뽑는다면 대학은 천재를 선발할 기회를 잃는 겁니다.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수능은 자격고사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들에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죠. 고대에서 원하는 인재와 다른 대학에서 키우고자 하는 인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고대의 철학을 담아 학생을 뽑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번 수능에서 공통과목을 늘린 것이 자격시험으로 가는 방향 아닌지요.
“먼저 자격시험으로 바꾸고 그다음에 공통과목을 도입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자격시험화가 전제되지 않은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결국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하게 해 줄 세우겠다는 얘기고, 사교육 시장에만 좋은 겁니다. 입시학원들은 쾌재를 부를 겁니다.”
▷대학은 학생 선발뿐 아니라 등록금 인상도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15년간 사립대 등록금을 묶어놓은 나라는 없습니다. 대학의 위기는 등록금 동결로 시작됐습니다. 한국 대학이 발전하지 못하면서 우수한 인재는 유학을 가고, 의사가 되려고 하면서 기초학문이 공동화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두 다리를 묶어놓고 해외 대학들과 경쟁을 시키고 있는 거죠. 튼튼한 재정 없이 대학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대학 재정을 위해 또 어떤 제도가 필요합니까.
“기부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와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대해 세금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거죠. 대학 전체 예산의 20~30% 정도는 기부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돼야 합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도입을 검토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몇백억원을 내면 한 명을 입학시켜주는 방식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됩니다. 여러 대에 걸쳐서 집안 대대로 고대에 공헌한 자손을 배려해주는 방식이 돼야 합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의 자녀 등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합니다.
“의대 쏠림 현상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과학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면 됩니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인 뒤에는 안 그래도 없는 젊은 과학자, 조교, 연구자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자들이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존경받게 된다면 의대 쏠림 현상은 자연히 사라질 겁니다.”
▷의대 정원 확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고대 의대도 과거 정원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정원 확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주 민감한 주제로 당사자 간 합의가 중요합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양자가 합의하는 안이 최고의 안이라는 생각으로 의사협회와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의 위기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요.
“대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현 사회를 천착하며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미래 사회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했죠. 언론, 기업, 정부 모두 현재를 위한 조직이지만 대학만은 미래를 위한 조직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과 현실의 거리가 멀어지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실은 빠르게 변하는데 대학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하루빨리 현실과 대학의 간극을 좁히지 않으면 사회가 대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학령인구 감소도 문제로 꼽힙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평생교육 강화 등으로 극복해가야 합니다. 고대에만 외국인 유학생이 5110명에 달합니다. 이를 전체 학생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또 30년에 달하던 학문의 반감기가 7년밖에 안 되는 지금 상황에서 생애주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제공해야 합니다.”
▷해외 대학과의 강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무크와 같이 세계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대는 한발짝 더 나아가 연대, 게이오대, 와세다대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에라스무스 프로그램’(가칭)도 준비 중입니다. 4개 대학 학생들이 서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취임 후 9개월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학교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독립, 민주화, 선진화 등 고대가 가진 시대적 사명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고대에 부여된 사명은 ‘인류를 위해서 공헌하는 초일류대학’입니다. 한국을 넘어 인류 전체를 위해서 공헌하는 게 고대의 비전입니다.”
▷인류에 공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다른 대학들과의 연대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케이클럽이라는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학자를 연결해 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팬데믹, 기후변화, 식량문제, 고령화, 양극화 등 문제가 너무 많고 크기 때문입니다. 2025년 120주년 행사에서 케이클럽을 모아 포럼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기업 후원받아 채용…'기금 교수제' 큰 성과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강한 고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탄탄한 글로벌 대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제도 중 하나가 기업 후원금을 받아 채용하는 ‘기금 교수제’다. 배터리, 반도체 등의 인재 양성을 위해 대기업의 후원을 받으면 교수명 앞에 기업 이름을 넣는 식이다. 재원만 기업의 협찬을 받을 뿐 고려대 교원으로서의 신분과 권한은 다른 교수와 똑같다. 학교는 재정난으로 채용하지 못하던 젊고 유능한 교수를 유치할 수 있고, 기업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김 총장 취임 후 9개월 만에 기금 교수는 42명으로 늘어났다. 임기 4년 동안 120명까지 뽑는 것이 ‘최소 목표’다. 김 총장은 “기금 교수가 늘어나면서 대학등록금 동결 이후 신규 교수 채용이 부족했던 학과들의 갈증이 해소되고 학교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소규모지만 응용학문의 기초가 되는 기초학문을 많이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늘리고 졸업 후에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천원의 아침밥을 점심, 저녁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유불급’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고대는 정부지원에 졸업생 기부금을 합해 식수 제한 없이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다. 김 총장은 “아침은 학교 주변 상권에 영향이 거의 없지만 점심, 저녁까지 하면 상인들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대학이 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김동원 총장은…
△1960년 대구 출생
△1982년 고려대 경영대학 졸업
△1993년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노사관계학 석·박사
△1996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영대학 교수
△2004년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
△2011년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2014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014년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2014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2014년 고려대 경영대학 학장
△2015년~ 제17대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회장
△2023년~ 고려대 제21대 총장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