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 부지에 '60층 복합건물' 짓는다
서울 성동구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가 60층에 달하는 초고층 복합건물로 개발된다. 삼표 부지를 중심으로 성수동 일대를 서울 시내 업무·관광·문화를 견인하는 혁신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서울시는 ‘삼표 부지·성수 일대 첨단산업 분야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을 위한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미국 SOM이 제안한 ‘서울숲의 심장’을 최종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계획안은 성수동1가 683 일대인 대상지(2만2770㎡)에 총 3개 동의 업무·상업·문화·숙박·주거 등 다기능 복합 용도 건축물을 짓는 내용을 담았다. 저·고층부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열린 공간으로 제공하고, 친환경 건축물로 건립할 계획이다.

각 동의 저층부는 하나로 연결해 선큰광장을 조성한다. 서울숲역에서부터 서울숲~삼표 부지~중랑천~응봉역(산)을 연계하는 입체적 보행 네트워크도 만들도록 했다. 계획안에선 건물 용적률 800% 이하, 높이 300m 이하를 제시했다. 삼표 측은 60층 내외의 초고층 건축물을 검토 중이다.

삼표 부지는 1977년부터 약 45년간 레미콘공장으로 운영됐다. 서울시가 제시한 성수 일대 개발 비전에 따라 공장 자진 철거가 결정되면서 전략적 부지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삼표 부지·성수 일대를 세계적인 문화·업무지구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축물 자체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한강·서울숲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주거 공간도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삼표 부지 개발 과정에서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등 지역 특화시설을 통해 주변 상업·업무 지형의 변화를 견인하도록 요구했다. 인근 성수 IT산업개발진흥지구(준공업지역) 등과도 연계해 글로벌 업무지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SP성수PFV와 사전 협상을 시작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2025년 인허가를 완료하고 착공하겠다는 목표다. 삼표 측엔 광역교통대책과 서울숲 일대 환경 개선 등을 위한 공공기여로 약 5700억원을 낼 것을 제안했다. 기존 1종 주거지역이었던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등 도시계획 규제를 대폭 완화해준 대신 받는 비용이다.

삼표 부지 개발은 서울시 최초로 민·관, 전문가가 협력해 국제 설계공모 지침을 마련하고 세계적 건축가를 초청해 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SOM(미국)을 비롯해 뉴욕 허드슨야드 등을 설계한 KPF(미국), 데이비드 치퍼필드(영국), 위르겐 마이어(독일) 등이 공모에 참여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