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 자회사 여섯 곳으로부터 최대 4조원의 중간배당 수령을 추진하던 한국전력이 배당 목표를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자회사들이 전례 없는 배당 규모에 난색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한수원,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 자회사와 사전 비공식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중간배당 추진 목표액을 이같이 하향 조정했다.

자회사들은 협의 과정에서 모기업의 재무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고통 분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사의 재무 상황에 비춰볼 때 전례 없는 대규모 중간배당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조원 이상의 중간배당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진 한수원은 올해 1~3분기 16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 9월 말 연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1조원을 겨우 넘어 보유 현금을 모두 중간배당에 써야 할 처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