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아이유에 난리 난 일본…이제는 '한국을 배우자'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①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
'日 드라마 따라잡자' 韓 정부예산으로 시작
2020년 '이제 일본 따라잡았다' 지원 중단하자
일본이 'K드라마 따라잡자'며 행사 넘겨받아
개회사도 "역전당한 일본이 한국 배우는 자리"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
'日 드라마 따라잡자' 韓 정부예산으로 시작
2020년 '이제 일본 따라잡았다' 지원 중단하자
일본이 'K드라마 따라잡자'며 행사 넘겨받아
개회사도 "역전당한 일본이 한국 배우는 자리"
"아시안 드라마 컨퍼런스라고는 하지만 일본 드라마는 한국과 중국 드라마에 뒤처져 있다. 지금부터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에 상처를 받으실 수도 있으니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려 한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작가 노기 아키코의 도발적인 발표 도입부다. 지난 3~5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 TV 드라마 콘퍼런스(ATDC)에서의 일이다.
ATDC는 일본의 드라마 산업이 왜 한국에 뒤처졌는지를 분석하고 어떤 점을 배울 지를 논의하는 토론장이다. 아무리 일본 드라마가 한 물 갔다지만 자존심 강한 일본이 한국을 배운다? 지나치게 '국뽕'에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ATDC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내용이다. 행사 개최 안내문 첫머리부터가 이렇다. "한국이 2006년부터 '일본 드라마 업계를 따라잡는다'는 목적으로 개최해 온 컨퍼런스를 지금부터는 '일본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기업의 협찬을 받아 일본이 개최한다."
아시안 TV 드라마 컨퍼런스는 한국 정부가 한국 드라마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006년 처음 개최했다. 2019년까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원 등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주최하고 운영했다. 하지만 2020년 ‘일본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일본 측이 “한국 드라마를 따라잡자”며 일본 기업 200여 곳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넘겨받았다.
마지막 날인 12월5일에는 컨퍼런스에 참가한 아시아 주요국의 TV드라마 작가와 제작자들에게 이시카와현 각지의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시카와현에 이렇게 드라마 찍기 좋은 장소들이 많으니 한류 드라마의 로케 장소로 삼아달라'는 목적이다. 컨퍼런스 개회사에도 일본의 같은 고민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ATDC 고문이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사장인 스기타 료키는 개회사를 이렇게 썼다.
"원래는 한국 등의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의였지만 지금은 역전당한 일본이 한국, 중국으로부터 배우는 회의로 자리 잡았다. 과거 아시아에서도 빛을 내던 일본의 TV 드라마, 영화는 눈부시게 활약하는 한국, 중국에 비해 완전히 그림자를 감추고 말았다. 음악 또한 마찬가지. 세계 무대를 상대로 활약하는 한국의 음악에 두 걸음, 세 걸음이나 뒤처져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제작자와 작가가 한 명씩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된 컨퍼런스도 일본 측 발표는 자국 영화·드라마산업 경쟁력의 추락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면 '롯폰기 클라쓰(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일본 리메이크 버전)'와 '마음의 소리'를 제작한 김현우 크로스픽처스 사장(PD·사진)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작가 박해영씨가 나선 한국 측 발표는 K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경제신문은 영화 '도쿄타워'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미나모토 다카시, 노기 아키코 작가와의 인터뷰도 추가로 진행해 한일 영화·드라마 산업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②로 이어집니다.
이시카와 나나오=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ATDC는 일본의 드라마 산업이 왜 한국에 뒤처졌는지를 분석하고 어떤 점을 배울 지를 논의하는 토론장이다. 아무리 일본 드라마가 한 물 갔다지만 자존심 강한 일본이 한국을 배운다? 지나치게 '국뽕'에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ATDC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내용이다. 행사 개최 안내문 첫머리부터가 이렇다. "한국이 2006년부터 '일본 드라마 업계를 따라잡는다'는 목적으로 개최해 온 컨퍼런스를 지금부터는 '일본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기업의 협찬을 받아 일본이 개최한다."
아시안 TV 드라마 컨퍼런스는 한국 정부가 한국 드라마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006년 처음 개최했다. 2019년까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원 등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주최하고 운영했다. 하지만 2020년 ‘일본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일본 측이 “한국 드라마를 따라잡자”며 일본 기업 200여 곳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넘겨받았다.
마지막 날인 12월5일에는 컨퍼런스에 참가한 아시아 주요국의 TV드라마 작가와 제작자들에게 이시카와현 각지의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시카와현에 이렇게 드라마 찍기 좋은 장소들이 많으니 한류 드라마의 로케 장소로 삼아달라'는 목적이다. 컨퍼런스 개회사에도 일본의 같은 고민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ATDC 고문이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사장인 스기타 료키는 개회사를 이렇게 썼다.
"원래는 한국 등의 수준 향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의였지만 지금은 역전당한 일본이 한국, 중국으로부터 배우는 회의로 자리 잡았다. 과거 아시아에서도 빛을 내던 일본의 TV 드라마, 영화는 눈부시게 활약하는 한국, 중국에 비해 완전히 그림자를 감추고 말았다. 음악 또한 마찬가지. 세계 무대를 상대로 활약하는 한국의 음악에 두 걸음, 세 걸음이나 뒤처져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제작자와 작가가 한 명씩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된 컨퍼런스도 일본 측 발표는 자국 영화·드라마산업 경쟁력의 추락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면 '롯폰기 클라쓰(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일본 리메이크 버전)'와 '마음의 소리'를 제작한 김현우 크로스픽처스 사장(PD·사진)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작가 박해영씨가 나선 한국 측 발표는 K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경제신문은 영화 '도쿄타워'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미나모토 다카시, 노기 아키코 작가와의 인터뷰도 추가로 진행해 한일 영화·드라마 산업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②로 이어집니다.
이시카와 나나오=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