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시민이 색조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시민이 색조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스1
소비의 주체가 MZ(밀레니얼·Z세대)세대로 넘어오면서 소비 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비싼 럭셔리 화장품보다 접근성이 좋은 인디브랜드의 효용이 더 높아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불황형 소비 확산과 온라인, 헬스&뷰티(H&B)의 구조적 확대로 중저가 브랜드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맥스는 1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코스맥스 주가는 9.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콜마 주가는 5만3400원으로 12.54%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1.1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이같은 주가 상승은 리오프닝과 함께 관광객 증가 등 국내 수요 증가와 고객사의 비중국 수출 증가, 글로벌 수주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보복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국내 중소형 브랜드들의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가성비 화장품이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소구되며 국내 화장품 산업 규모는 레벨업했다"며 "중국 비중이 높고 럭셔리 포지셔닝된 업체들은 시장에서 소외됐으나 중소형 브랜드사 및 ODM 주가는 상승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 전경./사진=코스맥
코스맥스 전경./사진=코스맥
내년 소비는 올해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소비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불황 트렌드인 저가 소비 행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소비재 중에서도 유행이 빠르고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저가 화장품은 유행 주기가 짧고 연속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모든 저가 중소형 브랜드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간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으로 여겨졌던 해외 수출도 저가 중소형 브랜드로 성장의 주축이 이동하고 있다. 반대로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소 위축됐다. 단순 유행을 넘어 소비 트렌드의 이동으로 해석하며 내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화장품의 영토 확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대다수 중소형 브랜드의 배후에서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맥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황형 소비 트렌드에 비롯해 저가 경기소비재의 수요가 관찰되고 있다. 인디 브랜드의 시장 진입이 용이한 화장품 산업에서 중소형 저가 브랜드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ODM 전반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코스맥스는 국내 1위 사업자로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며 "저가 소비 현상이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면서 해외 사업도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