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라오스에서 수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적원조개발(ODA) 사업 K랩 현장 모습.  NIPA 제공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라오스에서 수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적원조개발(ODA) 사업 K랩 현장 모습. NIPA 제공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원장 허성욱)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기초 제조기술을 전수하는 사업 ‘K랩’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이 사업을 벌인 동남아시아를 넘어 내년엔 중앙아시아, 남미로 영역을 넓힌다.

K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컴퓨터수치제어(CNC) 라우터,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조 장비를 갖춘 공간을 개도국 대학 등에 설치하고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을 한다. 개도국에 디지털 제조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인재를 양성하고 스스로 산업을 개척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NIPA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라오스 라오국립대에서 K랩 사업을 했다. 현지 사업 대행은 메이커스페이스 사단법인 타이드인스티튜트가 맡았다. 라오국립대는 한국으로 치면 서울대에 해당하는 위상이지만 공대 학과가 서너 개에 불과할 정도로 과학기술 교육 기반이 취약하다.

타이드는 디지털 제조의 개념부터 제작, 실습까지 전주기 교육을 제공했다. 라오스 언어로 교재를 만들고 수준별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했다. 디지털 제조 개념과 장비를 체험하는 초급과정, 디자인 프로그램 제작 및 실습을 하는 중급과정, 프로젝트 기반 고급과정 등이다. 그동안 라오국립대 학생 1000여 명이 참여해 교육을 받았다.

K랩에 따라 양 국가 대학생 간 단합 자리도 많아졌다. 한국 대학생과 라오국립대 등 20여 명으로 이뤄진 ‘K랩 라오스 디지털트랜스포머스’는 재난, 농업, 교통, 환경, 도시 등 라오스 현지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을 도출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했다.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행사 ‘제9회 메이커 페어’에도 함께 참여했다.

라오국립대는 지난달 K랩 성과를 대내외 발표하고 공유하는 행사를 열었다. NIPA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과 함께 세미나, 전시회, 경시대회 등이 열렸다. NIPA 관계자는 “라오스 내 기업과 스타트업,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곳이 참여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NIPA는 내년 우즈베키스탄, 볼리비아에서 K랩 사업을 시작한다. 우즈베키스탄 K랩 사업은 비트컴퓨터 컨소시엄이, 볼리비아 사업은 명지전문대산학협력단이 맡았다. 2027년까지 진행하는 이 사업엔 과기정통부가 각각 매년 7억원을 지원한다.

미얀마 K랩 사업에 이어 라오스 K랩 사업을 현지에서 수행한 사단법인 타이드인스티튜트 설립자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개도국에 수출한 K랩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상시 거점화하고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 예비우주인인 고 대표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프레스 등 뿌리기술, 3D 프린팅 등 제조 기술 수요자와 공급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카파(CAPA)’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에이팀벤처스 대표를 맡고 있다. 뿌리기술을 디지털화하는 정부 지원 사업도 시작될 전망이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은 지난 14일 인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를 찾아 “뿌리기업이 고부가가치 공정 혁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