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7~8일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2023년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 넥타이 맨 사람이 손종태 총괄사업단장.  한국교통대 제공
이달 7~8일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린 2023년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 넥타이 맨 사람이 손종태 총괄사업단장. 한국교통대 제공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이런 순환경제의 중요한 한축을 이루는 부분이 배터리(2차전지) 재활용과 재사용이다. 배터리 재사용(reuse)은 사용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나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등에 적용해 다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재활용(recycling)은 사용후 배터리를 분리, 분해, 파쇄하고 열 및 화학적 처리 등을 통해 핵심 소재와 금속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사용후 배터리의 재사용·재활용’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2차전지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면서 귀중한 원자재 확보, 환경 보호라는 몇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이 2차전지산업을 주도하면서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이 또 하나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양성사업의 성과를 소개하는 ‘2차년도 성과발표회 및 기업설명회’가 이달 7일과 8일 이틀간 충북 오송 C&V센터에서 열렸다.

‘2023년 추계 한국전지학회’ 특별세션으로 이뤄진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개발 전문인력양성사업’ 2차년도 성과발표회 및 기업설명회에는 공동 연구개발 기관인 한국교통대, 울산대, 경기대, 한국배터리연구조합 연구참여자, 인력양성사업단 소속 대학원생, 사업에 참여하는 40여 개 컨소시엄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순환경제의 핵심인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우리가 주도한다"
한국교통대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단(산업통상자원부)은 이번 행사에서 3개 대학(한국교통대 경기대 울산대) 대학원생들이 15개 산학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참여 기업과 연계된 학생들이 진행한 산학프로젝트는 사전에 기업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된 연구 주제를 토대로 교수, 학생, 기업이 협업해 연구를 수행한 뒤 결과물을 선보였다.

사업단 관계자는 “올해 산학프로젝트에 참여한 30여 명의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은 에코프로씨엔지, 성일하이텍, 코스모화학, 태형리싸이클링 등 기업 전문가들의 지도를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한층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업단에 컨소시엄으로 참가한 기업들의 연구 역량, 매출 및 연구개발(R&D) 현황, 인재 채용 계획을 소개한 기업설명회에서는 채용 정보와 관련해 대학원생들과 교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위한 기업설명회와 최종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의 ‘글로벌 배터리산업 동향과 최근 이슈’ 특강이 이어졌다. 최 본부장은 세계 배터리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며 통합적 사고 확장을 위한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와 관련해 박용준 사업단장(경기대 교수)은 “참여 학생들이 새로운 진단법 개발과 친환경 배터리 재활용 신공정 개발에 기반한 연구과제를 수행한 시도를 높게 평가한다”며 “배터리산업에서 기업이 즉각적으로 활용 가능한 기술, 성장성을 갖춘 연구로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광선 사업단장(울산대 교수)은 “시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과제 내용을 적절한 시기에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학생들이 과제에 대한 열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사업단의 관심과 지지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주 이브이링크 대표는 “이 사업단이 잡페어 등을 개최해 고용 연계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며 “인재 육성과 더불어 채용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도에는 이 사업단 주관으로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첫째, ‘산업 생태계를 넘어(Beyond the Industrial Ecosystem)’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글로벌 배터리산업 생태계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구상할 수 있도록 단기전문교육을 10회 이상 진행했다. 둘째, 산업·시장·기술 동향 현황과 관련해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셋째, 학생들이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나주분원에서 배터리팩 해체 등 현장실습 경험을 했다. 아울러 온라인 교육과정 홈페이지(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 다각적인 융복합 전문 교육 기회를 갖는 등 기업 맞춤형 인재 교육을 진행했다. 넷째,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사업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돼 LG에너지솔루션, SK에코플랜트, 인선모터스 등이 내년 신규 참여 기업으로 확정되면서 2차전지 기업과의 다각적 협력 네트워킹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재 이 사업에는 총 22개의 2차전지 관련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다섯째, 산업부가 2025년 예산 증액(참여 대학 및 학생 수 증가)을 계획하면서 △산업 요구 기술, 특화 분야에 기반한 신규 교육과정 개발과 기존 교육 과정 개편 △기업 실무자와의 소통을 통해 현장 감각을 익히고 산학프로젝트와 연계한 깊이 있는 연구 수행 △핵심 기술 및 융합기술 분야 전문성 향상을 위해 기업 수요 기반의 수준별 단기집중교육과정 운영 등 사업 재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날 특강을 진행한 최종서 총괄본부장은 “이 행사는 배터리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기업과 대학, 지방자치단체까지 산·학·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차동민 배터리연구조합 사업단장은 “올해는 잡페어를 개최해 기업설명회, 모의면접, 진로 상담,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채용정보 제공과 고용 연계 강화를 도모했다”며 “내년에는 잡페어 참여 기업 수를 늘려 취업 연계 시스템 구축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행사를 주관한 손종태 총괄사업단장(한국교통대 교수)은 “산학협력 체계를 고도화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우선하겠다”며 “내년 참여 기업은 35개 이상으로 올해보다 6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단은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 능력을 보유한 우수한 융합인재 양성 및 산업계 공급이 가능한 인력 양성을 목표로 202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