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중 가장 싸다? '주가 30% 폭락' 신흥에스이씨 가보니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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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7년 만에 최대 실적 예고
2차전지 부품社 신흥에스이씨를 가다
황만용 대표이사 올해 첫 인터뷰
“美 공장 완공 땐 매출 날개 달 것
2027년 1조 클럽 가입 도전
계단식 우상향 배당·무상증자
주주 위해 장기적 관점서 검토”
유진證 “2차전지株 중 가장 저평가”
2차전지 부품社 신흥에스이씨를 가다
황만용 대표이사 올해 첫 인터뷰
“美 공장 완공 땐 매출 날개 달 것
2027년 1조 클럽 가입 도전
계단식 우상향 배당·무상증자
주주 위해 장기적 관점서 검토”
유진證 “2차전지株 중 가장 저평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4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내년 상반기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두 자릿 수 성장에 도전하고 2027년 ‘1조 클럽(매출)’에 가입하겠습니다.”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대표(58세)는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흥에스이씨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4043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거둬 코스닥 시장 상장(2017년 9월) 후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흥에스이씨의 본사는 경기도 오산시 양산로 48에 위치했고, 황 대표의 인터뷰는 올해 처음이다. 2차전지 부품사인 신흥에스이씨는 매출의 70%(3분기 누적 2796억원)가 중대형 각형 캡 어셈블리에서 나온다. 배터리 셀 내 압력 상승 시 외부 가스 배출 및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학창 시절 사각형 철판 도시락에서 음식물이 새지 않게 해주는 뚜껑이라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전기차 부품들이 있는데, 충돌로 인해 폭발이 나면 안전상의 위험이 있기에 그걸 방지해 주는 캡 어셈블리의 경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유명 배터리 셀 제조사 S사에게 인정 받아 고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정밀 금형 43년 업력의 회사로, 2차전지 폭발을 방지하는 핵심 정밀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32개의 특허를 등록했다”고 강조했다. 신흥에스이씨는 1986년부터 삼성SDI와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매출 90% 이상이 삼성SDI에서 발생되는데, 단일 고객사가 약점으로 꼽힌다.
황민용 대표 “2차전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할 것”
황 대표에게 성장 전략을 묻자 “2차전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신흥에스이씨는 삼성전자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에 들어가는 무선이어폰용 코인셀 부품(NS Assy)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가 신규 폼팩터로 개발하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도 새 먹거리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 46㎜의 원통형 배터리를 뜻한다. 황 대표는 “46파이용 부품(캔과 뚜껑)을 자체 개발해서 고객사에 샘플을 제시한 상태다”며 “시장 개화 시 사업 모델이 다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021년 9월 테슬라가 4680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한 데 맞춰 3세대 원형 전류차단장치(CID)개발 및 시험 중에 있다. 황 대표는 “자동화 설비 고도화를 통한 제조라인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겠다”며 “2차전지 전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4년 만에 영업이익 119% 뛰어 … “단 한 번의 역성장도 없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최근 5년간 실적 질주다. 2018년 매출 2154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4778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4년 만에 각각 121.82%·119.86% 급증한 수치다. 증권업계는 올해 매출 5418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1979년 5월 16일 회사 설립 후 단 한 번의 역성장도 없었고 월급도 밀린 적이 없었다”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원동력이다”고 강조했다. 내년 기대를 거는 부분은 700억원이 투입된 미국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이다. 대지 2만평에 건물 4200평 규모인 이곳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데 월 500만개 캡 어셈블리를 생산할 수 있다. 황 대표는 “내년 하반기 샘플 테스트를 하고, 본격 가동은 2025년 1월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800억원이 투입된 울산 공장이 내년 4월 완공 예정인데 美 공장과 시너지가 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헝가리, 중국 등 6개의 국내외 사업장이 있는데 해외 거점을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기차 부품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규모가 가장 큰 헝가리 법인의 경우 캡 어셈블리를 월 1200만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주식 수는 778만3807주다. 최대주주는 최화봉 신흥에스이씨 회장 및 특수관계인 6인이 지분 26.71%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사위인 황 대표의 지분 6.05%가 포함되어 있다. 세컨웨이브유한회사와 스틱글로벌혁신성장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지분 각각 13.5%(우선주 포함)씩 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4.65%로 유통 물량은 약 35% 정도다. 이로 인해 최근 5일간 평균 거래량은 1만8585주에 그친다. 거래대금이 하루 10억원도 못 넘기는 것이다.
“반고체 전지 개발 연구기관 M&A 관심 … 배당금 늘릴 것”
상장 후 사상 최대 실적 예고에도 25일 주가는 4만1800원으로 석 달 전 고점(7월 26일 장중 5만6100원) 대비 25.49% 하락했다. 주주환원책을 묻자, 황 대표는 “유통 물량이 부족해 주주들의 거래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액면분할·무상증자 등 거래 활성화 대책을 장기적 관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반고체 전지 개발 연구기관 등 M&A(인수합병)도 관심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 후 7년간 연말 배당을 진행했다.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330원으로 배당수익률 0.8%에 그친다. ‘짠물 배당’ 아니냐는 지적에, 황 대표는 “계단식 우상향 배당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늘리면 늘렸지, 깎는 건 절대 없게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3분기 기준 현금만 830억원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3254억원)의 4분의 1수준이다. 황 대표는 “헝가리 및 말레이시아 주요제품 설비 증설 및 라인을 확충했고,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며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해소하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흥에스이씨는 1979년 5월 16일 최화봉 회장이 만든 신흥정밀이 모태다. HD TV 전자총 부품 개발로 먹고 살았지만, LCD TV 등장으로 2000년대에 2차전지 사업에 나서게 된다. 경영진의 빠른 판단력으로 변화의 물결에서 살아남았다. 2009년 매출 150억원에서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넘보는 회사의 생존력이 돋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꽃이 피지 않았다면 ‘손가락만 빨았을 수도 있었다’는 게 황 대표의 전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에스이씨의 유일한 고객사인 삼성SDI가 미국에서 스텔란티스와 GM향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데 이어 현대차와도 공급 계약을 확정했다”며 “주원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의 급상승만 없다면 7~8%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객사가 하나밖에 없다는 이유로 배터리 밸류 체인에서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67.46%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 연구원은 내년 실적에 대해 매출 6630억원, 영업이익 524억원을 전망했다.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산=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