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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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경제성장률 등이 올해보다는 개선될 전망이지만 고용 여건은 되레 악화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들의 분석이 나왔다. 취업자 증가폭도 올해 30만명대에서 20만명 초반대로 쪼그라들고 실업률도 3%까지 오를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2024년 일자리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이번 포럼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한국노동연구원과 함께 내년도 고용전망을 검토하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열리며 매월 2회 개최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엔 반도체 위주로 수출이 회복세에 돌입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올해 전망치인 1% 초중반 보다 조금 나아진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2.1%로 예상했다.

다만 고용 증대와 밀접한 내수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고용 여건 자체는 2023년에 비해 악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제조업은 서비스업에 비해 경기가 회복돼도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있고, 고금리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노동력 수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수요 10억원당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1명으로서 전 산업 평균 10.1명, 전체 제조업 평균 6.2명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실업률은 2023년의 2%대 중후반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3.0%, 한국은행은 2.7%, 노동연구원은 2.9%의 전망치를 내놨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올해 보다 적은 20만명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KDI는 21만명, 한국은행은 26만명, 노동연구원은 24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고용률이 올해보다 0.3%포인트 오른 6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0대 여성과 고령층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한 올해 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30대 여성 고용과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와 동시에 출산율 감소가 관측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30~34세 유자녀 여성의 고용률은 2016년 상반기 43.9%에서 올해 하반기 51.0%로 올랐다. 반면 같은 나이대 여성 중 유자녀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72.4%에서 59.3%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는 20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특히 최근 공개채용이 감소하고 수시채용이 증가하는 현상도 청년 채용이 '위험'을 겪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강신혁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여성의 일·육아 병행, 제조업 구인·빈일자리 매칭효율성 제고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내년엔 워라밸을 중시하는 노동시장 참여 주체에 발맞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 활성화 등이 핵심 추진 과제"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