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확보된 기부금 55억가량…"부족시 교수 인건비 양보"
'글로벌 융복합' 인재양성 위해 1·2학년 학부대학 설립 추진
서울대도 내년 연구비 268억 줄어…"사외이사 수입 기부"(종합)
서울대학교는 18일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전임교원의 사외이사 수입을 기부받아 연구장학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환 서울대 발전재단 상임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의 경우 연구비 예산에서 학생 연구원에 지원하던 예산 규모가 1천912억원에서 1천644억원으로 총 268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을 올해 대비 16.6%(5조2천억원) 감축한 25조9천억원으로 편성한 결과 서울대도 연구개발비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임이사는 예산 감소 여파와 관련, "이공계와 인문사회계 대학원 등 소속 학생의 지속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고자 학문 후속세대의 인건비 마련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상임이사에 따르면 서울대는 전임교원이 사외이사 겸직 허가 이후 받게 되는 일정 금액 이상 수입에 대해 기부금을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 근거는 '서울대 전임교원 사외이사 등 겸직허가에 관한 규정'으로, 겸직교원은 일정 부분을 서울대 발전기금으로 출연하도록 돼 있다.

출연금은 연 2천만원 초과 금액의 15%로 한다.

서울대는 이를 학사장학금(선한인재장학금)으로 적립해 학생들의 장학 부문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이를 연구장학금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모인 기부금은 55억6천만원가량으로, 학생 연구원 지원 예산 삭감 규모인 268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에는 160명이 11억165만원을 냈고, 2020년 12억2천273만6천원(176명), 2021년 14억8천624만8천원(201명), 2022년 17억4천642만6천원(214명)이 기부됐다.

강병철 연구처장은 기부금이 예산 삭감 규모보다 적은 것에 대해 "발전재단에서 50억원가량을 마련했으니 학교 재원도 활용해야겠고, 과기부에서도 일부 기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과기부 기금과 학교가 가진 인건비 풀을 모으면 거의 맞출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인건비 풀에 있는 재원은 교수들이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교수들과 협의를 해서 연구비가 (충분히) 있는 분들을 설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내년 1월 예산 배정 및 집행 계획안을 세우고 2월 학생 신청을 받아 3월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또 '글로벌 융복합' 키워드를 강조하며 대학 1·2학년들의 기초교양 교육을 전담하는 학부대학 설립, 해외 대학과의 공동연구 계획을 소개했다.

유홍림 총장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플랫폼으로서 학부대학 추진단을 구성하고 있다"며 "학부대학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화 50주년이기도 한 2025년 3월에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과대학, 국경의 구분을 넘나드는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융복합 공동연구 플랫폼' 형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카네기멜런대와 내년 1월 공동연구 협력 의향서를 체결할 예정이며,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지난 12일 IBM 및 한·미·일 주요 대학과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