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앤컴퍼니
사진=한국앤컴퍼니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0.32%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다시 한번 조현범 회장에 힘을 실었다. 조 회장과 사촌지간인 '효성'도 지분을 취득하며 조 회장 측의 백기사로 등장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추가 매수…'사촌' 효성도 백기사 참전 [종합]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주(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취득했다. 총 매수금액은 521억9400만원이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지난 14일에도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3.04%까지 확대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조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6460주(0.15%) 취득 사실을 알리며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좌측),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좌측),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조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사촌지간이다. 조 명예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1985년 한국타이어를 들고 효성그룹에서 분리돼 나왔다.

조 명예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45%를 훌쩍 넘기게 됐다. 여기에 hy(옛 한국야쿠르트) 등이 보유한 우호 지분 등을 더하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이 최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고,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전날 지분 0.81%를 들고 MBK파트너스 측에 합류했지만 조 회장 측과 지분 싸움을 벌이기는 힘든 상황이다.

조 회장의 지분이 탄탄한 상황에서 유통물량 자체도 많지 않아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과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MBK파트너스가 최소 19~20%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사진=한국앤컴퍼니 제공.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사진=한국앤컴퍼니 제공.
앞서 MBK파트너스는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해 경영권을 가져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조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 씨(10.61%), 조 이사장 지분을 모두 더하면 총 30.35%다.

이와 더불어 MBK파트너스 측은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이 공개매수 방해행위라며 금감원에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내년 초 진행될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심판'이 변수가 될지도 관심사다.

앞서 조 이사장은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조 회장(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1심은 조 이사장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하며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가 조 명예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려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을 받아들일 경우,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블록딜로 넘긴 지분 역시 법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