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너무 사랑하는 '낮뜨달'…군대는 내년 하반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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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 도하·한준오 역 배우 김영대
귀엽고, 카리스마 넘치고, 세상의 모든 매력을 다 담아냈다.
지난 14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에서 신라의 장수 도하와 안하무인 한준오를 연기한 배우 김영대는 캐릭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작품이 방영되는 내내 "최소 2번씩 봤다"는 김영대는 "아쉬워서 아직도 마지막 회를 보지 못했다"면서 '낮에 뜨는 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대는 올해 3월 '낮에 뜨는 달' 첫 대본을 받았고, 지난 10월까지 촬영에 임했다. 2023년 대부분을 '낮에 뜨는 달'에 몰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작발표회 당시 갑자기 무대에서 내려가 걱정도 자아냈던 김영대는 "작품에 대해 할 말이 많다"며 "많은 얘기를 해드리고 싶다"면서 인터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영대와 일문일답
▲ 마지막 회를 끝낸 후 소감이 어떨까.
끝난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저에게 큰 작품이었다. 사실 마지막 회를 아직 못 봤다. 본 방송을 볼 수 있을 땐 무조건 시간 맞춰서 보고, 그러지 못할 땐 무조건 OTT로 챙겨봤는데, 마지막 회는 그러지 못했다. 보면 진짜 종영했다는 게 더 크게 느껴질 거 같아서 아껴두고 있다. 떠나보내기 아쉬운 작품이다. 이전 작품들도 소중하고 좋긴 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저에게 큰 작품인지라. 많이 힘들었지만, 많이 배웠고, 그래서 다가온 의미가 크지 않았나 싶다. 2023년에 뭘 했냐고 물어본다면 '낮에 뜨는 달' 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다.
▲ 얼마나 작업을 했을까.
대본은 3월부터 봤고, 4월부터 촬영해서 10월까지 촬영했다. 그리고 지난주에 종영을 하다 보니 올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
본 사람들은 재밌다고 말해주셨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재밌다고 해주시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좋은 거 같다. (원작의 큰 인기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부담감을 느끼면서 시작한 작품이었다.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부담감이었고, 저를 자극시키고, 열심히 하는 원동력 같은 부담감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엔 웹툰을 몰랐다. 대본을 받고, 대표님에게 추천받아서 '도전이 되겠다' 싶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 후에 웹툰의 인기를 알았다.(웃음) 정말 많은 마니아가 있더라. 그런 데 그런 거 때문에 이 결심을 후회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모든 걸 다해보자는 취지로 발전시키려 했다.
▲ 준오가 배우 설정이다 보니 본인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저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웃음) 성격상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준오라는 인물이 사랑스럽지 않나. 업계 종사자분들이 보시면 '사갈쓰가 바갈쓰네' 할 수 있지만, 사람 자체가 신선하고 재밌었다.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어서 애정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싱크로율은 맞지 않는다.(웃음) 그리고 저에겐 첫 1인 2역인데, 도하가 저에겐 더 어려웠다. 두 인물이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할까 고민하던 차에 '준오를 방방 띄워 아예 다르게 보여야겠다' 싶었다. 같은 사람이지만, 준오를 연기하다 아무 말도 안 해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 거 같더라. 그래서 대본보다 더 장난스럽게 굴었다.
▲ 도하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
도하는 제가 사랑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고, 그래서 도전적이고 어려워도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 감정적인 부분을 이해하기에도 쉽지 않았다. 리타와 함께 풀어야 하는 감정, 서사들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어려웠다. 그 부분에 시간을 많이 쏟고, 공도 많이 들였다. 제가 그렇게 고립되게 살아본 적이 없었다. 도하는 고립되고 외로워 보이는 캐릭터라 촬영하면서 지인, 가족과 왕래도 최소화했다.
▲ 연기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잘생긴 외모 때문에 가려지는게 아닌가 싶다.
외적인 부분으로만 관심 가져주시는 것도 좋다. 제가 깨야 하는 과제인 거 같다.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인 거 같고, 스스로 느끼기도 하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감사하다. 물론 연기자의 매력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친구들이 워낙 멋있고 매력도 많아서, 더 열심히 노력하려 한다. 롱런하려면 열심히 하려 한다.
▲ 시청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 부분은 아쉽긴 했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그게 싫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힘들었지만 재밌었던 첫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품을 하면서 느낀 아쉬움을 잘 덜어낼 수 있었던 건, 제가 맡은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다음 작품을 할 때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배웠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제가 연기를 하면서 끝까지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을지 그 부분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함께 연기했던 표예진이 '전우애가 생겼다'고 하더라.
촬영 막바지엔 스케줄이 몰려 쉽지 않았다. 중, 후반부 넘어서는 서로 못 자고 나와서 자는 장면에서 진짜 잠들었다. 잠깐 눈 감는 장면에서는 기절하듯 잠들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집중해서 촬영해야할 땐 진심으로 임한다. 그래서 더 고마웠고, 본받고 싶었고, 존경스러웠다. 제가 그럴 때도 이해해주고, 배려해줬다. 그게 서로 통하니까 나중엔 눈만 봐도 '이 사람이 거짓 없이 임하고 있구나'가 느껴졌다.
▲ 도하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랑에 미친 사람'이었는데, 리타에게 왜 그렇게 빠졌을까.
자신의 구원 상대라 생각한 게 아닐까. 자신도 그렇게 살아온 게 힘들었는데, 리타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삶을 만회할 수 있을 거 같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존재가 '살아보라'고 하니 그때부터 감정이 발전했던 거 같다. 어차피 도하는 죽음으로 삶을 구원받고 싶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뭘 못하겠나'라는 마음이 생긴 거 같다.
▲ 연애할 때 도하같은 스타일인가, 준오같은 스타일인가.
준오의 발랄함과는 비슷한데(웃음), 제 모습을 많이 가져온 부분은 있다. 도하 같진 않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진심은 통할 거 같다.
▲ 연기 전공이 아닌데,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있을까.
처음엔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뒤통수를 카메라 앞에 대고 연기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엔 설렘과 재미로 시작했다. 공부할 땐 느끼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지치는 시기가 있었다.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2년만 하다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계약을 했는데, 딱 그 시점이었다. 뭔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그때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했다. 대중적으로 그렇게 조금씩 알려지니 다가오는 게 다르더라. 책임감을 갖고 연기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다른 작품들의 제안이 오니 잘 해내고 싶어졌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거 같다. 그렇게 작품들을 만나면서 객관적이지만 성장하는 게 보였고, 그런 성취감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거 같다.
▲ 성격도 많이 활발해진 거 같다.
원래 낯가림도 심하고, 그랬는데 제가 이 작품을 너무 많이 사랑한다. 그래서 지금 하고 싶은 얘기도 많다. 이 작품이 사랑받고, 알려졌으면 해서 홍보를 위한 예능 출연도 했다. 이전까진 홍보 요청이 왔을 때도 고사하는 편이었는데,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니 '나가보자' 해서 나가게 됐다.
▲ 애정을 갖는 작품이지만, 그런데도 촬영하면서 '못하겠다' 싶진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여럿 있었다. 촬영하다가도 저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예전의 저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이번엔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하다 느낀 부분에는 재촬영도 많이 했다. 물론 눈치가 보이는 상황도 있었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그게 쌓이니 정말 힘들었다. 집에 가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다음에 보면 또 그러고 있다.(웃음)
▲ 제작발표회에서 탈주해서 걱정이 됐다.
제작발표회 경험이 많지 않아서 미숙했던 거 같다.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고, 긴장도 많이 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일단 내려가서 '정리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려갔다.
▲ 차기작 '손해 보기 싫어서'가 이미 정해졌다. 상대 배우가 신민아더라.
차기작 촬영이 이제 시작됐다. 너무 성실하고 착한데, 완전히 '낮에 뜨는 달'과 다르다. 준오, 도하와 모두 다르다. 신민아 선배님을 변화시키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저도 변화된다. 건실한 청년이다. 또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완벽한 가족'도 촬영 중이다. 스케줄이 힘들 거 같아서 고사했는데, 감독님이 사무실까지 직접 찾아와서 출연 제안을 해 주셔서 하게 됐다.
▲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제가 지금까지 한 작품들을 보니 순애보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이제 그런 걸 종합해서 완전히 결이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다. 저는 그간의 캐릭터와 다르게 말도 많고 들뜬 부분도 많다. 그런 매력을 녹일 수 있는 캐릭터도 만나고 싶고, 그러면서 얻어지는 연기적인 성장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도 돼 보고 싶다. 그럴 때마다 저라는 사람이 갖는 매력이 녹아들었으면 한다. 아직 저도 제 매력을 알아가고 있지만(웃음) 연기를 하면서 저만의 색깔을 찾고 있다. 나이에 맞는, 주변에 볼 수 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
▲ 나이 얘기가 나오니, 이제 군대가 갈 시기더라.
내년 하반기로 생각하고 있다. 빨리 가고 싶다. 연기를 시작한 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몸은 고단하지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될 거 같다. 고등학교도 기숙사 생활을 했다. 제가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한다. 중국에서 유학해서 아침마다 몇바퀴씩 뛰었다.(웃음) 전 20대 땐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더 잘해야 하고, 쟁쟁한 분들도 계속 나오고, 부담도 되고, 해야 할 것도 많아서 늘 쫓기듯 살고 있다. 그래서 군대에 가서 돌아보며 내려놓으면서 다음 단락은 어떻게 할지 생각할 시점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지난 14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에서 신라의 장수 도하와 안하무인 한준오를 연기한 배우 김영대는 캐릭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작품이 방영되는 내내 "최소 2번씩 봤다"는 김영대는 "아쉬워서 아직도 마지막 회를 보지 못했다"면서 '낮에 뜨는 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대는 올해 3월 '낮에 뜨는 달' 첫 대본을 받았고, 지난 10월까지 촬영에 임했다. 2023년 대부분을 '낮에 뜨는 달'에 몰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작발표회 당시 갑자기 무대에서 내려가 걱정도 자아냈던 김영대는 "작품에 대해 할 말이 많다"며 "많은 얘기를 해드리고 싶다"면서 인터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영대와 일문일답
▲ 마지막 회를 끝낸 후 소감이 어떨까.
끝난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저에게 큰 작품이었다. 사실 마지막 회를 아직 못 봤다. 본 방송을 볼 수 있을 땐 무조건 시간 맞춰서 보고, 그러지 못할 땐 무조건 OTT로 챙겨봤는데, 마지막 회는 그러지 못했다. 보면 진짜 종영했다는 게 더 크게 느껴질 거 같아서 아껴두고 있다. 떠나보내기 아쉬운 작품이다. 이전 작품들도 소중하고 좋긴 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했고, 저에게 큰 작품인지라. 많이 힘들었지만, 많이 배웠고, 그래서 다가온 의미가 크지 않았나 싶다. 2023년에 뭘 했냐고 물어본다면 '낮에 뜨는 달' 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다.
▲ 얼마나 작업을 했을까.
대본은 3월부터 봤고, 4월부터 촬영해서 10월까지 촬영했다. 그리고 지난주에 종영을 하다 보니 올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
본 사람들은 재밌다고 말해주셨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재밌다고 해주시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좋은 거 같다. (원작의 큰 인기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부담감을 느끼면서 시작한 작품이었다.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부담감이었고, 저를 자극시키고, 열심히 하는 원동력 같은 부담감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엔 웹툰을 몰랐다. 대본을 받고, 대표님에게 추천받아서 '도전이 되겠다' 싶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 후에 웹툰의 인기를 알았다.(웃음) 정말 많은 마니아가 있더라. 그런 데 그런 거 때문에 이 결심을 후회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모든 걸 다해보자는 취지로 발전시키려 했다.
▲ 준오가 배우 설정이다 보니 본인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저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웃음) 성격상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준오라는 인물이 사랑스럽지 않나. 업계 종사자분들이 보시면 '사갈쓰가 바갈쓰네' 할 수 있지만, 사람 자체가 신선하고 재밌었다.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어서 애정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싱크로율은 맞지 않는다.(웃음) 그리고 저에겐 첫 1인 2역인데, 도하가 저에겐 더 어려웠다. 두 인물이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할까 고민하던 차에 '준오를 방방 띄워 아예 다르게 보여야겠다' 싶었다. 같은 사람이지만, 준오를 연기하다 아무 말도 안 해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 거 같더라. 그래서 대본보다 더 장난스럽게 굴었다.
▲ 도하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
도하는 제가 사랑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고, 그래서 도전적이고 어려워도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 감정적인 부분을 이해하기에도 쉽지 않았다. 리타와 함께 풀어야 하는 감정, 서사들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어려웠다. 그 부분에 시간을 많이 쏟고, 공도 많이 들였다. 제가 그렇게 고립되게 살아본 적이 없었다. 도하는 고립되고 외로워 보이는 캐릭터라 촬영하면서 지인, 가족과 왕래도 최소화했다.
▲ 연기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잘생긴 외모 때문에 가려지는게 아닌가 싶다.
외적인 부분으로만 관심 가져주시는 것도 좋다. 제가 깨야 하는 과제인 거 같다.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인 거 같고, 스스로 느끼기도 하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감사하다. 물론 연기자의 매력은 연기라고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친구들이 워낙 멋있고 매력도 많아서, 더 열심히 노력하려 한다. 롱런하려면 열심히 하려 한다.
▲ 시청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 부분은 아쉽긴 했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그게 싫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힘들었지만 재밌었던 첫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품을 하면서 느낀 아쉬움을 잘 덜어낼 수 있었던 건, 제가 맡은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다음 작품을 할 때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배웠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제가 연기를 하면서 끝까지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을지 그 부분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함께 연기했던 표예진이 '전우애가 생겼다'고 하더라.
촬영 막바지엔 스케줄이 몰려 쉽지 않았다. 중, 후반부 넘어서는 서로 못 자고 나와서 자는 장면에서 진짜 잠들었다. 잠깐 눈 감는 장면에서는 기절하듯 잠들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집중해서 촬영해야할 땐 진심으로 임한다. 그래서 더 고마웠고, 본받고 싶었고, 존경스러웠다. 제가 그럴 때도 이해해주고, 배려해줬다. 그게 서로 통하니까 나중엔 눈만 봐도 '이 사람이 거짓 없이 임하고 있구나'가 느껴졌다.
▲ 도하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랑에 미친 사람'이었는데, 리타에게 왜 그렇게 빠졌을까.
자신의 구원 상대라 생각한 게 아닐까. 자신도 그렇게 살아온 게 힘들었는데, 리타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 삶을 만회할 수 있을 거 같은,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존재가 '살아보라'고 하니 그때부터 감정이 발전했던 거 같다. 어차피 도하는 죽음으로 삶을 구원받고 싶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뭘 못하겠나'라는 마음이 생긴 거 같다.
▲ 연애할 때 도하같은 스타일인가, 준오같은 스타일인가.
준오의 발랄함과는 비슷한데(웃음), 제 모습을 많이 가져온 부분은 있다. 도하 같진 않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진심은 통할 거 같다.
▲ 연기 전공이 아닌데,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있을까.
처음엔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뒤통수를 카메라 앞에 대고 연기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엔 설렘과 재미로 시작했다. 공부할 땐 느끼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지치는 시기가 있었다.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2년만 하다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계약을 했는데, 딱 그 시점이었다. 뭔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그때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했다. 대중적으로 그렇게 조금씩 알려지니 다가오는 게 다르더라. 책임감을 갖고 연기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다른 작품들의 제안이 오니 잘 해내고 싶어졌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거 같다. 그렇게 작품들을 만나면서 객관적이지만 성장하는 게 보였고, 그런 성취감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거 같다.
▲ 성격도 많이 활발해진 거 같다.
원래 낯가림도 심하고, 그랬는데 제가 이 작품을 너무 많이 사랑한다. 그래서 지금 하고 싶은 얘기도 많다. 이 작품이 사랑받고, 알려졌으면 해서 홍보를 위한 예능 출연도 했다. 이전까진 홍보 요청이 왔을 때도 고사하는 편이었는데,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니 '나가보자' 해서 나가게 됐다.
▲ 애정을 갖는 작품이지만, 그런데도 촬영하면서 '못하겠다' 싶진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여럿 있었다. 촬영하다가도 저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예전의 저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이번엔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하다 느낀 부분에는 재촬영도 많이 했다. 물론 눈치가 보이는 상황도 있었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그게 쌓이니 정말 힘들었다. 집에 가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다음에 보면 또 그러고 있다.(웃음)
▲ 제작발표회에서 탈주해서 걱정이 됐다.
제작발표회 경험이 많지 않아서 미숙했던 거 같다.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고, 긴장도 많이 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일단 내려가서 '정리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려갔다.
▲ 차기작 '손해 보기 싫어서'가 이미 정해졌다. 상대 배우가 신민아더라.
차기작 촬영이 이제 시작됐다. 너무 성실하고 착한데, 완전히 '낮에 뜨는 달'과 다르다. 준오, 도하와 모두 다르다. 신민아 선배님을 변화시키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저도 변화된다. 건실한 청년이다. 또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완벽한 가족'도 촬영 중이다. 스케줄이 힘들 거 같아서 고사했는데, 감독님이 사무실까지 직접 찾아와서 출연 제안을 해 주셔서 하게 됐다.
▲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제가 지금까지 한 작품들을 보니 순애보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이제 그런 걸 종합해서 완전히 결이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다. 저는 그간의 캐릭터와 다르게 말도 많고 들뜬 부분도 많다. 그런 매력을 녹일 수 있는 캐릭터도 만나고 싶고, 그러면서 얻어지는 연기적인 성장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도 돼 보고 싶다. 그럴 때마다 저라는 사람이 갖는 매력이 녹아들었으면 한다. 아직 저도 제 매력을 알아가고 있지만(웃음) 연기를 하면서 저만의 색깔을 찾고 있다. 나이에 맞는, 주변에 볼 수 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
▲ 나이 얘기가 나오니, 이제 군대가 갈 시기더라.
내년 하반기로 생각하고 있다. 빨리 가고 싶다. 연기를 시작한 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몸은 고단하지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될 거 같다. 고등학교도 기숙사 생활을 했다. 제가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한다. 중국에서 유학해서 아침마다 몇바퀴씩 뛰었다.(웃음) 전 20대 땐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더 잘해야 하고, 쟁쟁한 분들도 계속 나오고, 부담도 되고, 해야 할 것도 많아서 늘 쫓기듯 살고 있다. 그래서 군대에 가서 돌아보며 내려놓으면서 다음 단락은 어떻게 할지 생각할 시점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