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내내 '이것'만 보는 친구와 손절"…20대 여대생 '한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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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스타그램 스토리 'Z세대 이용률 1위'
"사람 간 만남 집중 안 하는 '스토리 집착' 문제"
전문가 "젊은 층 SNS 인식 양극화될 것" 경고도
"사람 간 만남 집중 안 하는 '스토리 집착' 문제"
전문가 "젊은 층 SNS 인식 양극화될 것" 경고도

20대 대학생 이모 씨(24·여)는 연말을 맞아 친구와 여행하던 중 사화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으로 이 같은 문제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번에 절연한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 중에도 스토리를 올리고 누가 읽었는지에 몰두해있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인 만남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집착증'에 걸린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스토리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영상 등을 올리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단발성 게시물이다. 어떤 사용자가 자신의 스토리를 읽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상 등 소소한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가 젊은 세대의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건, 그만큼 해당 세대의 스토리 이용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우후죽순 스토리가 올라오는 것과 관련, 부정적 반응을 내비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3개월 전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활성화했다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친구 중에서 만날 때마다 '스토리에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를 함께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스토리용 사진을 담아내는 것에 정신없어 보였다"며 "스토리에 환멸을 느껴 그냥 앱을 삭제했고, 주변에도 이런 문제를 심각히 여기는 또래가 많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 게시물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인간관계를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 게시물에 사진을 올리는 것과 정신 건강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피기 위해 18세부터 62세 사이 인스타그램 이용자 4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토리는 보고, 올리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중독성을 가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스토리는 단발성 게시물에 해당해 '희귀하다'는 생각을 심어준다"며 "스토리가 중독성을 조장한다는 문제는 플랫폼이나 개별 이용자에게 법에 따른 제재를 가할 영역에 해당하지도 않아서, 전문가 등이 나서 개별 이용자에게 문제를 지적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