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소' 사활 건 영양…"1.5만 군민 모두가 유치위원"
전국 최대 규모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선 경북 영양군민의 결집력과 유치 노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양군은 2033년까지 사업비 2조원, 발전 용량 1GW급의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1.75GW(최대 2.1GW) 규모의 양수발전소 우선 사업지를 올해 선정할 계획이다.

시·군마다 최적의 입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영양군은 올해 초 한국수력원자력에 발전소 건설을 신청한 전국 10개 지역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당락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주민 수용성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욱 영양군 홍보팀장은 “1973년만 해도 영양군 인구가 7만 명이었지만 올 들어 1만6000명이 붕괴하면서 지방소멸 위기감이 고조됐다”며 “이런 절박함이 1만5000여 명 군민 모두를 유치위원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발전소 유치를 위해 영양군민들은 가용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주요 길목과 교량 등에 2000여 개의 현수막과 함께 버스, 택시 등에 유치홍보물이 부착됐다. 170여 개의 식당에도 ‘양수발전소 유치를 간절히 원한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총 27가지 17만여 개의 창의적 홍보물이 배포됐다.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 유치위원회는 읍·면마다 확대되고 300명으로 출범한 범군민 유치위의 총결의대회 때는 영양군민의 70% 가까운 1만 명이 참가했다. 지난 5월 여론조사에서는 양수발전소 유치에 군민 96.9%가 찬성했다.

오도창 군수는 “영양의 양수발전소는 분산 건설 때보다 경제성이 9000억원 절감된다”며 “개발행위 제한이 없는 환경 적합성, 저렴한 부지 비용과 우선 가능 확보 부지가 97%에 이르는 등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영양=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