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 침체로 중산층 가정의 자산 손실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고용을 창출하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실업 위험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주택 가격이 5% 하락할 때마다 19조위안(약 3470조원)의 자산이 증발한다고 추정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공식 데이터가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자와 민간 데이터 제공업체들에 따르면 주요 대도시 집값은 2021년 고점 대비 15%가량 떨어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만큼 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 주택 부문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20%에서 2026년 16%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 경우 약 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

금융시장도 보탬이 되지 않았다. 상하이증시는 지난 5월 연고점 대비 약 16% 하락했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인민은행이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며 예금 금리도 낮아졌다.

에릭 주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년간 더 많은 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큰 강세장이 없는 한 금융자산의 약한 증가세가 주택자산 손실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