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교육사다리 서울런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8일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런 2주년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2021년 8월 도입된 서울런은 취약계층에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무료로 메가스터디 등 유명 사설 학원의 인터넷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제도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2만1999명이 가입했다. 서울지역 일정 소득 이하 가정의 만 6~24세는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올해는 소득 기준이 중위소득 50% 이하인데 내년에는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중위소득 85% 이하로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서울연구원이 서울런 이용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635명과 학부모 33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학교 성적 ‘상’의 비율은 15%에서 36.1%로 21.1%포인트 높아졌다. 학교 성적 ‘하’ 비율은 33.2%에서 5.1%로 28.1%포인트 떨어졌다. ‘학교 수업의 81% 이상 이해’라고 응답한 비율은 이용 전 9.1%에서 이용 후 46.1%로 급등했다.

서울런 이용 학생들은 성적뿐 아니라 수업 태도, 자기효능감, 자기주도학습능력, 진로 성숙도 등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수업 태도는 3.01점에서 3.65점, 자기효능감은 3.18점에서 3.95점, 자기주도성은 3.57점에서 4.05점, 진로 성숙도는 3.59점에서 4.01점으로 점수가 올랐다. 사교육 참여율은 47.7%에서 40.2%로 낮아졌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0만2000원에서 36만8000원으로 줄었다.

서울런 회원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감소한 가구만 추려봤을 때는 월평균 사교육비 감소액이 25만6000원 수준이며, 서울런을 이용하지 못하면 다른 사교육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 비중(42.6%)이 높아 사교육을 대체하는 효과가 컸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서울런이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90.9%, 회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답은 82.8%에 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런에 전일 출석한 회원 3명과 학습 시간이 가장 긴 회원 3명, 성적이 가장 많이 향상된 회원 3명을 선발해 각각 개근상 열정상 노력상을 수여했다. 오 시장은 “부모의 지위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교육 기회의 차이로 인해 우리 사회 계층이 고착화하고 불평등도 심화한다”며 “서울런이라는 디딤돌을 통해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