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내년 18%가량 오른다.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실손보험에 든 956만 명에게 적용된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한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1912만 명이 내는 보험료도 1% 이상 인상된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내년 실손보험료 조정률이 이같이 산출됐다고 18일 발표했다. 2·3세대 실손보험료는 오르지만 보험사가 2009년 9월까지 내놓은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4%가량 낮아진다. 2021년 7월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내년에도 변동이 없다.

총가입자가 3900만 명에 달하는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내년 평균적으로 약 1.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상품의 종류와 갱신 주기, 가입자의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개별 인상률은 달라진다. 가입자는 각자 보험 계약이 갱신되는 시기에 인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실손보험료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4.2%, 올해 7.9%가량 인상됐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렸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로 작년 말(118.9%)보다 높다. 보험료 100원을 거둬 121.2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적자가 상당한 탓에 당분간 보험료 인상을 멈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료계와 가입자가 합작한 과잉 진료로 새는 보험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애초에 제어 수단을 담지 못한 채 상품을 출시한 보험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고금리·고물가 속에 상생금융 차원에서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인하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가량 낮추기로 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한종/강현우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