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경 지휘가 끝나면 나도 '브라보'라고 크게 외쳐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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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구본숙의 Behind the Scenes
마에스트라(Maestra)는 사전적 용어로 여성 지휘자를 말한다. 흔히 알고 있는 마에스트로(Maestro)는 남성 지휘자를 뜻한다.하지만 남녀 구분 없이 마에스트로라고 불러진다.여성을 지휘자로 인정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고 음악사에서 위대한 음악가는 거의 남성이었다.
특히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가장 근래까지도 여성이 차별받거나 배제되는 영역이었다고한다. 여성이라는 것 만으로 이슈가 되었고 남성단원들로부터 불편한 시선들은 많이 받아다고들 한다.
2008년, 세계적인 고전 음악 잡지 <그라모폰(Gramophone)>에서 세계 20대 교향악단을 뽑았는데 여성 수석 지휘자가 있는 악단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심의를 통해 여러 기준 요소를 적용해 선발한 결과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어떤지 솔직히 모르겠다. 어디선가 읽은 이 통계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여성 지휘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활동하고 있으니 기재되는 날도 오겠지 싶다.
오케스트라에서 마에스트로의 이미지는 큰 역할을 한다. 음악의 컬러도 나타낼뿐 아니라 많은 궁금중을 자아내며 공연장으로 이끄는 힘이다. 어릴적 미용실 벽에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사진이 걸려있어서 본 기억이 난다. 클래식을 몰랐어도 지휘자가 뿜어내는 아우라는 그냥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할까.
이런 지휘자에 대한 기억이 있는 나에게 2012년 KB금융에서 <Maestri in Korea>라는 제목으로 달력(Calendar) 작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 그간 국내에 내한한 유명 오케스라의 지휘자를 촬영한 사진을 12개월에 담았다. 국내 사람으론 정명훈 지휘자만 실렸다. 상업적 판매가 아닌 고객 제공용이라 지휘자들 소속 매니지먼트사에 허락을 구했고, 결과물은 전달하겠다고 했다.
은행을 이용하는 VIP 고객들을 향해 올 한해도 거장 지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지휘해보라는 의미 였던 것 같다. 그간의 달력 스타일과 달리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서인지 반응이 꽤 괜찮았다. 지휘 모습은 그들의 명성과 상관없이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선한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것 같았다.나의 포트폴리오 시리즈의 첫 결과물이었고 그 후 국내 유명 연주자 시리즈로 달력이 또 나왔다. 2019년 마에스트라 여자경 촬영 의뢰가 들어왔다. 소속사 대표를 통해 미리 한번 만나면 어떨까 의견을 제시했고 이렇게 만남은 메리어트 호텔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얼굴이라도 익히면 자연스럽게 촬영이 수월하지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뵙기를 청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 준 지휘자는 작은 체구에 미인의 얼굴과 조곤조곤 작은 목소리와 다르게 성격은 굉장히 호탕해 보여서 촬영이 흥미롭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며칠 뒤 촬영은 이어졌다.
여자경 지휘자는 2008년 러시아 프로코피예브 국제지휘콩쿠르 3위를 수상해 국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각종 국제콩쿠르에서 '오케스트라가 뽑은 지휘자' 상만 여러 차례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빈 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 프랑스 부장송 시립오케스트라, 파리리옹 국립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였고, 2017년 10월에는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의 초대 공연을 KBS교향악단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주하여 언론으로부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를 거쳐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제9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언론에서 함께 연주하고 싶은 지휘자로 소개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지휘자로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2020년 2월에 지휘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내가 촬영한 프로필 사진을 내보내도 되냐고 물어왔다. 유명한 인기있는 프로그램인지 나중에야 알았지만 나는 좋다고 했고, 2월 29일 MBC <놀면 뭐하니> TV 프로그램에 내가 촬영한 컷들이 지휘자 소개 프로필로 나왔다. TV에 내 이름 석자가 탁 박혀서 나오는데 전시 홍보랑 다르게 재밌었다.
유재석이 세컨드 하프 연주자로 합주에 참가하는 내용인데 지휘자를 보며 너무 멋있다를 연발하는데 연주 자체를 해내는 것도 신기했지만 여러모로 구성이 흥미로왔다. 결국 유재석은 마티네 콘서트 '11시 연주회'에 3주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여자경은 유재석에게 "시각적인 모습도 연주에 포함된다. 소리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리의 방향에 따라 내 몸도 같이 따라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찰떡같이 유재석은 알아듣듯 무사히 잘 마쳤다. 그 뒤로 지휘자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화장품 모델과 책도 출간했다. 오케스트라 촬영은 본공연 때는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기도 하고 지휘자의 뒷모습만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리허설 때 지휘 모습은 촬영을 해두어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전체 모습뿐 아니라 지휘자의 지휘 모습도 담아야 하니 합창석과 무대 위 이곳 저곳을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촬영한다. 어느 때는 신발도 벗고 맨발로 촬영한 적도 있다. 최대한 소음을 감소시켜 방해되지 않게 하는게 촬영에 대한 예의이다.
카메라의 찰칵거리는 소리는 커버를 씌워서 감소 시키느라 손에 땀이 날 때도 있지만 지휘자가 흘리는 땀을 보며 쌓여가는 컷수와 비례에 만족도가 높아진다. 미리 얼굴을 익혀서 지휘자가 의식하지 않으니 조금 자유로왔다.
지휘자는 박자만 맞추는 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의미를 해독하고, 단원들에게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한다. 눈짓과 표정은 말 할것 없고 두 팔은 쉴새 없이 허공을 가로지른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하며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거기에 소리를 듣고 응시하며 영혼을 맡겨야 한다니 극한의 정신력과 더불어 엄청난 리더쉽도 겸비한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인다.
내 손 끝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지휘봉은 그림의 붓과 같이 다양한 색을 칠해 낸다.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가 내는 소리에 우리는 얼마나 환호하는가. 그림을 그리듯 지휘자는 조화롭게 색칠을 해 나간다. 삶도 조화의 연속이다.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도 성별을 떠나 함께 응원하며 음악을 만드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자경 지휘자가 이끄는 공연을 보러 가면 매번 미소 짓게 만드는 엄청난 큰 목소리로 ‘브라보’를 외치는 열혈팬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았다. 관객과의 뛰어난 소통능력 뿐 아니라 무대 인사에서는 늘 환한 멋진 미소를 잃지 않는 인기 많은 지휘자이다.
흘리는 땀은 모두가 똑같다. 한 공연을 마치면 지휘자의 의상을 짜면 소금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소금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도 있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이 세상에서 환희를 보여주는 날개로 변신하는 거 아닐까 이 날개의 결정체인듯 한 소금이 옷을 적시면서 관객들도 젖는 것이 아닐까. 나는 이 지휘자의 활약을 앞으로도 응원하며 지켜 보며 다음엔 큰 소리로 ‘브라보’를 한번 외쳐 볼까한다.
특히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가장 근래까지도 여성이 차별받거나 배제되는 영역이었다고한다. 여성이라는 것 만으로 이슈가 되었고 남성단원들로부터 불편한 시선들은 많이 받아다고들 한다.
2008년, 세계적인 고전 음악 잡지 <그라모폰(Gramophone)>에서 세계 20대 교향악단을 뽑았는데 여성 수석 지휘자가 있는 악단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심의를 통해 여러 기준 요소를 적용해 선발한 결과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어떤지 솔직히 모르겠다. 어디선가 읽은 이 통계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여성 지휘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활동하고 있으니 기재되는 날도 오겠지 싶다.
오케스트라에서 마에스트로의 이미지는 큰 역할을 한다. 음악의 컬러도 나타낼뿐 아니라 많은 궁금중을 자아내며 공연장으로 이끄는 힘이다. 어릴적 미용실 벽에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사진이 걸려있어서 본 기억이 난다. 클래식을 몰랐어도 지휘자가 뿜어내는 아우라는 그냥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할까.
이런 지휘자에 대한 기억이 있는 나에게 2012년 KB금융에서 <Maestri in Korea>라는 제목으로 달력(Calendar) 작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 그간 국내에 내한한 유명 오케스라의 지휘자를 촬영한 사진을 12개월에 담았다. 국내 사람으론 정명훈 지휘자만 실렸다. 상업적 판매가 아닌 고객 제공용이라 지휘자들 소속 매니지먼트사에 허락을 구했고, 결과물은 전달하겠다고 했다.
은행을 이용하는 VIP 고객들을 향해 올 한해도 거장 지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지휘해보라는 의미 였던 것 같다. 그간의 달력 스타일과 달리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서인지 반응이 꽤 괜찮았다. 지휘 모습은 그들의 명성과 상관없이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선한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것 같았다.나의 포트폴리오 시리즈의 첫 결과물이었고 그 후 국내 유명 연주자 시리즈로 달력이 또 나왔다. 2019년 마에스트라 여자경 촬영 의뢰가 들어왔다. 소속사 대표를 통해 미리 한번 만나면 어떨까 의견을 제시했고 이렇게 만남은 메리어트 호텔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얼굴이라도 익히면 자연스럽게 촬영이 수월하지 않을까 해서 조심스럽게 뵙기를 청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 준 지휘자는 작은 체구에 미인의 얼굴과 조곤조곤 작은 목소리와 다르게 성격은 굉장히 호탕해 보여서 촬영이 흥미롭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며칠 뒤 촬영은 이어졌다.
여자경 지휘자는 2008년 러시아 프로코피예브 국제지휘콩쿠르 3위를 수상해 국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각종 국제콩쿠르에서 '오케스트라가 뽑은 지휘자' 상만 여러 차례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빈 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 프랑스 부장송 시립오케스트라, 파리리옹 국립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였고, 2017년 10월에는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의 초대 공연을 KBS교향악단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주하여 언론으로부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를 거쳐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제9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언론에서 함께 연주하고 싶은 지휘자로 소개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지휘자로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2020년 2월에 지휘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내가 촬영한 프로필 사진을 내보내도 되냐고 물어왔다. 유명한 인기있는 프로그램인지 나중에야 알았지만 나는 좋다고 했고, 2월 29일 MBC <놀면 뭐하니> TV 프로그램에 내가 촬영한 컷들이 지휘자 소개 프로필로 나왔다. TV에 내 이름 석자가 탁 박혀서 나오는데 전시 홍보랑 다르게 재밌었다.
유재석이 세컨드 하프 연주자로 합주에 참가하는 내용인데 지휘자를 보며 너무 멋있다를 연발하는데 연주 자체를 해내는 것도 신기했지만 여러모로 구성이 흥미로왔다. 결국 유재석은 마티네 콘서트 '11시 연주회'에 3주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여자경은 유재석에게 "시각적인 모습도 연주에 포함된다. 소리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리의 방향에 따라 내 몸도 같이 따라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찰떡같이 유재석은 알아듣듯 무사히 잘 마쳤다. 그 뒤로 지휘자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화장품 모델과 책도 출간했다. 오케스트라 촬영은 본공연 때는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기도 하고 지휘자의 뒷모습만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리허설 때 지휘 모습은 촬영을 해두어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전체 모습뿐 아니라 지휘자의 지휘 모습도 담아야 하니 합창석과 무대 위 이곳 저곳을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촬영한다. 어느 때는 신발도 벗고 맨발로 촬영한 적도 있다. 최대한 소음을 감소시켜 방해되지 않게 하는게 촬영에 대한 예의이다.
카메라의 찰칵거리는 소리는 커버를 씌워서 감소 시키느라 손에 땀이 날 때도 있지만 지휘자가 흘리는 땀을 보며 쌓여가는 컷수와 비례에 만족도가 높아진다. 미리 얼굴을 익혀서 지휘자가 의식하지 않으니 조금 자유로왔다.
지휘자는 박자만 맞추는 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의미를 해독하고, 단원들에게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한다. 눈짓과 표정은 말 할것 없고 두 팔은 쉴새 없이 허공을 가로지른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하며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거기에 소리를 듣고 응시하며 영혼을 맡겨야 한다니 극한의 정신력과 더불어 엄청난 리더쉽도 겸비한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인다.
내 손 끝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지휘봉은 그림의 붓과 같이 다양한 색을 칠해 낸다. 지휘자에 따라 오케스트라가 내는 소리에 우리는 얼마나 환호하는가. 그림을 그리듯 지휘자는 조화롭게 색칠을 해 나간다. 삶도 조화의 연속이다.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도 성별을 떠나 함께 응원하며 음악을 만드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자경 지휘자가 이끄는 공연을 보러 가면 매번 미소 짓게 만드는 엄청난 큰 목소리로 ‘브라보’를 외치는 열혈팬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았다. 관객과의 뛰어난 소통능력 뿐 아니라 무대 인사에서는 늘 환한 멋진 미소를 잃지 않는 인기 많은 지휘자이다.
흘리는 땀은 모두가 똑같다. 한 공연을 마치면 지휘자의 의상을 짜면 소금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소금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도 있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이 세상에서 환희를 보여주는 날개로 변신하는 거 아닐까 이 날개의 결정체인듯 한 소금이 옷을 적시면서 관객들도 젖는 것이 아닐까. 나는 이 지휘자의 활약을 앞으로도 응원하며 지켜 보며 다음엔 큰 소리로 ‘브라보’를 한번 외쳐 볼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