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등 치료제 다양…위암환자 항암치료 선택지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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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2~4기·재발환자 항암치료 필요
생존율 높이려 수술 전후 항암도
부작용 적은 치료약 많이 나와
항암치료 시기 당기는 근거 작용
항암제 키트루다 3상 임상 주도
세계 위암 표준 치료법 전기 기대
국내 위암 항암치료 선구자 꼽혀
내년 6월 암학회 이사장 맡아
2~4기·재발환자 항암치료 필요
생존율 높이려 수술 전후 항암도
부작용 적은 치료약 많이 나와
항암치료 시기 당기는 근거 작용
항암제 키트루다 3상 임상 주도
세계 위암 표준 치료법 전기 기대
국내 위암 항암치료 선구자 꼽혀
내년 6월 암학회 이사장 맡아
“과거엔 항암치료가 필요한 위암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에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위암 치료 분야가 점차 주목할 만한 분야가 되고 있죠.”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19일 기자를 만나 “그동안 치료 선택지가 넓지 않던 국내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위암 항암치료 선구자로 꼽히는 라 교수는 국내 임상의사 중 가장 많은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0년 세브란스병원에서 펠로(임상강사)를 지내면서 위암 연구에 뛰어든 그는 30년 넘게 국내 위암 환자를 위한 항암 치료법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6월 대한암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돼 내년 6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라 교수는 항PD-1 면역항암제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3상 임상 연구인 키노트(KEYNOTE)-859를 이끌었다. 진행성 위암은 HER2 양성과 음성으로 구분된다. 음성 환자가 85%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화학항암제로 1차 치료를 받지만 효과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노트-859는 HER2 음성 위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화학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다. 세계 위암 표준 치료법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 교수를 통해 위암 항암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암은 수술 가능한 환자가 많아 항암치료 대상이 많지 않다는 인식이 크다.
“위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1위에서 4위로 최근 몇 년 새 순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1~4위는 모두 전체 암 중 11% 정도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여전히 위암은 국내에 환자가 많다. 위암 환자 중 1기가 65% 정도다. 항암 치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다. 2~3기를 합치면 20% 정도다. 4기 환자가 15~20% 정도 된다. 재발 환자는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런 숫자를 고려하면 항암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국내에도 상당히 많다. 최근엔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 항암도 많이 한다. 수술 전후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항암 치료를 활용한다. 4기 환자에게 하는 항암치료 외에 수술 전후 항암치료 환자도 상당히 많다.”
▷항암 치료를 좀 더 앞단으로 당겨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좀 더 일찍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첫 번째 근거는 우선 약이 더 잘 듣는다. 또 다른 이유는 약이 좋아지면서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 항암치료 부작용이 심하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약을 일찍 투여하는 방향으로 당겼을 때 환자가 약 부작용을 이겨내지 못하면 결국 환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약들은 많이 좋아졌다.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치료제가 약효를 내는 기전상 수술한 뒤 남은 암 조각을 면역세포들이 죽이는 데 유리하다. 자연히 항암치료,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활용을 좀 더 앞당기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위암 해결 숙제 중 하나가 젊은 여성에게 많은 미만성 위암이다. 오랜 기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암세포를 생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아직 한계가 있다. 단순한 암세포만 생각할 수 있지만 암세포와 주변에 있는 세포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하는데 암세포 주변까지 봐야 하는 데다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점차 기술적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진료 표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과거엔 국내 연구진이 이야기해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그때 그 이야기가 맞았구나’라는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 의료진이 주도하는 연구가 늘었다. 이제는 국제학회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권 의사들의 견해만 따로 들어보는 세션을 마련할 정도다.”
▷여전히 국내 보험 문턱은 높다는 평가다.
“한정된 재원 탓에 활용에 제약이 있다. 그동안 위암 면역항암제는 PD-L1 발현율인 CPS가 5 이상인 환자에게만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키노트-859 등을 통해 CPS가 1 이상인 환자에게도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급여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라선영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19일 기자를 만나 “그동안 치료 선택지가 넓지 않던 국내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위암 항암치료 선구자로 꼽히는 라 교수는 국내 임상의사 중 가장 많은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990년 세브란스병원에서 펠로(임상강사)를 지내면서 위암 연구에 뛰어든 그는 30년 넘게 국내 위암 환자를 위한 항암 치료법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6월 대한암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돼 내년 6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라 교수는 항PD-1 면역항암제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3상 임상 연구인 키노트(KEYNOTE)-859를 이끌었다. 진행성 위암은 HER2 양성과 음성으로 구분된다. 음성 환자가 85%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화학항암제로 1차 치료를 받지만 효과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노트-859는 HER2 음성 위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화학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다. 세계 위암 표준 치료법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 교수를 통해 위암 항암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암은 수술 가능한 환자가 많아 항암치료 대상이 많지 않다는 인식이 크다.
“위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1위에서 4위로 최근 몇 년 새 순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1~4위는 모두 전체 암 중 11% 정도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여전히 위암은 국내에 환자가 많다. 위암 환자 중 1기가 65% 정도다. 항암 치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다. 2~3기를 합치면 20% 정도다. 4기 환자가 15~20% 정도 된다. 재발 환자는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런 숫자를 고려하면 항암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국내에도 상당히 많다. 최근엔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 항암도 많이 한다. 수술 전후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항암 치료를 활용한다. 4기 환자에게 하는 항암치료 외에 수술 전후 항암치료 환자도 상당히 많다.”
▷항암 치료를 좀 더 앞단으로 당겨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좀 더 일찍 투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첫 번째 근거는 우선 약이 더 잘 듣는다. 또 다른 이유는 약이 좋아지면서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 항암치료 부작용이 심하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약을 일찍 투여하는 방향으로 당겼을 때 환자가 약 부작용을 이겨내지 못하면 결국 환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약들은 많이 좋아졌다.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치료제가 약효를 내는 기전상 수술한 뒤 남은 암 조각을 면역세포들이 죽이는 데 유리하다. 자연히 항암치료,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활용을 좀 더 앞당기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위암 해결 숙제 중 하나가 젊은 여성에게 많은 미만성 위암이다. 오랜 기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암세포를 생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아직 한계가 있다. 단순한 암세포만 생각할 수 있지만 암세포와 주변에 있는 세포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하는데 암세포 주변까지 봐야 하는 데다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점차 기술적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진료 표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과거엔 국내 연구진이 이야기해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그때 그 이야기가 맞았구나’라는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 의료진이 주도하는 연구가 늘었다. 이제는 국제학회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권 의사들의 견해만 따로 들어보는 세션을 마련할 정도다.”
▷여전히 국내 보험 문턱은 높다는 평가다.
“한정된 재원 탓에 활용에 제약이 있다. 그동안 위암 면역항암제는 PD-L1 발현율인 CPS가 5 이상인 환자에게만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키노트-859 등을 통해 CPS가 1 이상인 환자에게도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급여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