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으로 끝인가요?"…LG전자의 '뒷바라지' 더 없나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그 걸로 끝날지…궁금하네요."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4940억원을 투입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지원 규모가 크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내년 LG디스플레이 실적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만만찮은 데다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을 뺀 금액)만 13조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빌려준 1조원을 출자전환(부채를 자본으로 전환) 방식 등으로 지원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LG전자는 이 같은 전망에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총 1조3579억원 규모)에 참여해 494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19일 공시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최대 주주로 지분 38.9%를 보유하고 있다.

올 3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유상증자로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322.2%에서 279.5%로 42.7%포인트 떨어진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여전히 200%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는 불안정하다.

올 9월 말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4조87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갚아야 하는 총차입금은 17조556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설비 구축에 연간 수조원씩을 쓴다. 시설투자로 2022년에 5조2000억원 썼고, 올해는 3조원가량을 집행할 전망이다.

내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300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3000억원의 순이익을 고려해도 내년 부채비율은 200% 중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 수조원의 투자금이 유출되는 데다 13조원이 넘는 순차입금의 차환 압박도 상당하다.

대주주인 LG전자가 보다 화끈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초 LG디스플레이에 빌려준 1조원을 출자전환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왔다. 단순 계산으로 유상증자에 더해 1조원의 출자전환이 단행되면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245.8%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LG전자는 출자전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 공식적으로 "출자전환 계획은 없다"며 "LG디스플레이에 유형자산을 담보로 차입금을 실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LG디스플레이의 정기 주주총회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회사의 정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는 5억주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3억5781만주를 발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1억4218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면서, 5억주를 꽉 채우게 된다.

추가로 유상증자를 하려면 정관을 고쳐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더 늘려야 한다. 정관을 고치려면 반드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그만큼 이번 주총을 주목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