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락바텀 벗어나는 단계…중국 경기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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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쪽 업황은 잠자는 수준…더 지켜봐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경기는 지금 락바텀(Rock Bottom·최저점) 형태를 벗어나는 단계"라며 "아직 가격이 더 회복되고 수급 밸런스(균형)가 제대로 맞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큰 변수로 중국 경기의 회복 속도를 꼽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누적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며 3분기에는 D램 부문이 흑자 전환했다. 다만 낸드는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공급업체 간 경쟁이 심해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 회장은 최근 기술 경쟁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대규모 투자 양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호무역주의를 하다 보니 자국에서 만든 것만 쓰겠다는 개념으로 접근이 되면 솔직히 우리처럼 시장은 작고 생산은 많은 곳은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의 차원에서도 새 인센티브 등 장기적인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방문하고 협력 관계를 다졌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1년에 40대 안팎만 생산하기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이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이 축소 지향적으로 해오면서 지금은 거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그 한계 때문에 노광장비나 모든 것들이 다 비싸지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비싼 장비를 계속해서 사다가 만들어봐야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다른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며 "ASML도 반도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자기 장비가 계속 잘 쓰여서 반도체 효율이 살아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게 과제인 만큼 저희는 그런 의미의 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많이 의존하는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보고는 있지만, 워낙 진폭이 큰 변수가 많아서 섣부른 추정을 해서 얼마만큼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내년 미국 대선에 대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결국 미중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갈등의) 크기도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좋든 싫든 아직도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중국과 필요한 협력 관계는 계속해서 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안한 '한일 경제협력체'에 대한 생각도 거듭 밝혔다. 최 회장은 "이제는 같이 협력할 때가 됐다"며 "국민감정이나 여러 다른 정치적 요소도 있지만 가능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노력해보자는 취지로 일본 상의와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이 얘기하듯 5년 안에 꽤 많은 변화를 몰고 올 변화의 축"이라며 "그 많은 요구를 수용할 만큼의 데이터센터나 인프라가 갖춰질 거냐, 투자는 누가 할 거냐, 소비자는 그 AI에 얼마나 돈을 지불할 거냐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를 하는 사람이 상당히 큰 위너(winner·승자)가 될 공산이 있다"며 "그래서 아마 저도 CES에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는 내년 1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 온'(ALL ON)을 주제로 열린다. 7개 계열사가 공동 참가하는 SK는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을 통해 '넷 제로'(Net Zero)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최 회장은 이번 CES 어젠다로 환경과 AI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에너지 트랜지션(전환) 등 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 머릿속에 꽉 차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추격자로서 제품을 싸게 대량으로 잘 만들어 돈을 벌고 이를 통해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을 해왔지만, 지금은 세상의 도전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게 숙제가 됐다"며 고정관념을 깨고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낸드 쪽 업황은 잠자는 수준…더 지켜봐야"
최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르게 내년 상반기 중에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직 전체적인 회복보다는 일부의 어떤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고 가고 있다"며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누적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며 3분기에는 D램 부문이 흑자 전환했다. 다만 낸드는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공급업체 간 경쟁이 심해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 회장은 최근 기술 경쟁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대규모 투자 양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보호무역주의를 하다 보니 자국에서 만든 것만 쓰겠다는 개념으로 접근이 되면 솔직히 우리처럼 시장은 작고 생산은 많은 곳은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의 차원에서도 새 인센티브 등 장기적인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방문하고 협력 관계를 다졌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1년에 40대 안팎만 생산하기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이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이 축소 지향적으로 해오면서 지금은 거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그 한계 때문에 노광장비나 모든 것들이 다 비싸지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비싼 장비를 계속해서 사다가 만들어봐야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다른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며 "ASML도 반도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자기 장비가 계속 잘 쓰여서 반도체 효율이 살아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게 과제인 만큼 저희는 그런 의미의 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큰 변화 없을 것…하반기는 회복세"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고,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현재 전망으로 보면 중국 경기가 단시간에 회복될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도 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말에나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우리나라도 그런 추세를 따라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그래도 우리가 많이 의존하는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보고는 있지만, 워낙 진폭이 큰 변수가 많아서 섣부른 추정을 해서 얼마만큼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내년 미국 대선에 대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결국 미중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갈등의) 크기도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좋든 싫든 아직도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중국과 필요한 협력 관계는 계속해서 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안한 '한일 경제협력체'에 대한 생각도 거듭 밝혔다. 최 회장은 "이제는 같이 협력할 때가 됐다"며 "국민감정이나 여러 다른 정치적 요소도 있지만 가능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노력해보자는 취지로 일본 상의와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이 얘기하듯 5년 안에 꽤 많은 변화를 몰고 올 변화의 축"이라며 "그 많은 요구를 수용할 만큼의 데이터센터나 인프라가 갖춰질 거냐, 투자는 누가 할 거냐, 소비자는 그 AI에 얼마나 돈을 지불할 거냐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를 하는 사람이 상당히 큰 위너(winner·승자)가 될 공산이 있다"며 "그래서 아마 저도 CES에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는 내년 1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 온'(ALL ON)을 주제로 열린다. 7개 계열사가 공동 참가하는 SK는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을 통해 '넷 제로'(Net Zero)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최 회장은 이번 CES 어젠다로 환경과 AI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에너지 트랜지션(전환) 등 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 머릿속에 꽉 차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추격자로서 제품을 싸게 대량으로 잘 만들어 돈을 벌고 이를 통해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을 해왔지만, 지금은 세상의 도전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게 숙제가 됐다"며 고정관념을 깨고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