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은행이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과 JKL파트너스를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과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를 거느리게 된 하림그룹은 초대형 국적 선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2부 유오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HMM이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 지 7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거죠?

[기자]

네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갔고요. 7년 만에 새 주인 찾기를 앞 둔 상황입니다.

HMM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곳은 하림그룹입니다. 인수가는 6조4천억원 수준이고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가진 HMM 주식 3억9879만주, 지분으로 치면 57.9%가 인수 대상 입니다.

채권단은 팬오션과 JKL컨소시엄과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계약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계약이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하림그룹은 단숨에 재계 순위 13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닭고기 회사 하림이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인수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하림은 닭고기로 알려진 회사죠.



실제 창업주인 김홍국 회장은 어머니께 받은 병아리 10마리로 1978년 전북 익산시 황등농장을 설립했고요. 이후 축산, 사료, 식품가공, 유통 등 사업영역을 넓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5년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해상운송 사업에 진출한 바 있는데요.

이번 HMM 인수로 하림그룹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갖춘 종합선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양측의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협업이 가능하고, 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연료비 등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앞서 김 회장은 이번 HMM 인수로 그룹 밸류체인이 강화되고 또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거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김홍국 / 하림 회장 : (HMM 인수는) 우리 뿐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라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데 기여하고, 그래야 우리도 좋고 사회가 좋아지는 것이니까,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앵커]

하림그룹이 꿈꾸는 청사진으로 한국판 카길이 되겠다는 내용도 있었잖아요, 그럼 카길은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카길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간기업이자 세계 최대 곡물·사료업체입니다.



1865년 설립돼 전세계 70개국에 16만명의 직원을 뒀습니다. 올해(2022년 6월~2023년 5월) 매출액이 1770억달러(약 23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비상장이라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도 합니다.

주요 사업은 농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 거래, 물류, 금융 서비스를 종합 제공하고 있고요. 글로벌 농산물 시장에서 점유율은 40%에 육박합니다.

카길이 글로벌 1위로 올라선 결정적인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전세계 곡물 원자재 운송망을 갖춘 덕분인데요. 카길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곡창지대를 장악하는 한편 주요 항만에 저장과 운송시설을 갖추고 글로벌 유통기반을 선점해왔습니다.

특히 주요 생산 지역과 세계 각국 소비지로 운송을 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화물선만 600여척에 달합니다.

효율적인 운송루트와 운송시점을 고려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통해 다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죠?

[기자]

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하림그룹 자산이 HMM보다 적고, 또 6조가 넘는 이번 인수금액도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고려하면 부족한 현금은 3~4조 정도인데, 인수금융 금리를 8%로 가정한다면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2~3천억에 달합니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한다고 해도 곧바로 시너지를 내기도 어렵습니다. 해운 경기 침체로 해상 운임이 지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실제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해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0조에 가까운 현금 유보금을 HMM 경쟁력 강화가 아닌 돈줄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감내해야 합니다.

또 무사히 지분을 넘겨받는다고 해도 채권단이 HMM 영구채를 전환한다면 하림 지분율이 낮아져 인수 이후에도 채권단의 경영권 간섭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입니다.

이런 우려들이 잔존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하림의 HMM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
HMM 품은 하림, 한국판 카길에 '한걸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