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투자 성과 내려면 '대박' 기대부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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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투자 성과 내려면 '대박' 기대부터 버려라
[마켓칼럼] 투자 성과 내려면 '대박' 기대부터 버려라
박병창 교보증권 이사
연말 유동성 축소 시장에서의 조급해진 투자 심리

11월 미국 시장은 CPI, PCE, 고용 지표의 둔화를 확인하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고점 5%에서 4%까지 단기 급락 했다. 12월 FOMC는 시장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부응하는 코멘트를 해주며 다우지수는 역사적 신고지수를 경신하고 S&P500 역시 신고 지수에 임박했다.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으로 견조한 시장 흐름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피봇 기대치의 선반영이 과도하다는 월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24년 경기 둔화 전망, 기업 이익의 보수적 전망, 연말 위축된 수급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와 수급 쏠림의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은 매크로 시황 호전으로 2500P 를 돌파했으나 추세적인 상승은 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 위축 속에 외국인 선물 거래에 의한 등락만 있을 뿐이다. 정치테마, AI 등 이슈별 테마로 일부 종목의 급등 외에 전반적인 시장은 전형적인 연말 장세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기관들의 북 클로징, 개인들의 대주주 요건 회피 매물, 1월 CES /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노린 수급에 의한 개별 종목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

보수적 투자 심리로 유동성이 줄어든 시장에서 연말을 맞으며 투자자들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어떻게든 손실을 줄이거나, 수익을 조금이라도 늘려 올 한해를 마감하고 싶어진다. 시간이 많이 없다. 단기에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마음은 급등하는 주식을 단기 거래하고 싶어진다. 누군가는 큰 수익을 내고 있다면 그러한 마음은 더 가중된다.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 뉴스를 접하면서 더욱 조급해 진다. 호재성 재료 발표로 급등하는 주식들을 보면 자신의 투자는 답답해 진다. 액티브 자금 운용의 기관들은 소위 ‘빈집’이라고 불리우는 낙폭과대 소외주에서 짧은 기간에 30%~40% 수익을 내고 매도한다. 외국인들의 알고리즘 거래는 단기 급락한 주식의 매수 후 반등에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보유 종목들을 홀딩한 상태에서 시장을 지켜보면 답답한 마음일 수 밖에 없다.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유동성이 축소된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손실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매수세 유입이 없으면 소량의 매도에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에 소위 ‘ 선수’ 들은 단기거래로 수익을 추구하고 그들의 거래를 지켜보는 보통의 개인 투자자들은 현혹되기 쉽다. 그들은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나 소외주 중에서 호재성 재료를 뽑아내어 활성화 시키고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여 시세 차익을 추구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경로 ( 텔레그램, 오픈채팅, 문자 채널 등 )를 통해 전해지는 개별 기업의 호재성 뉴스들은 답답해 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꽤 솔깃한 정보로 전달되어 진다. 과거 일정 매매 전문가들이 인기를 끌었을 때처럼 가까운 미래의 호재성 재료는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주가는 급등락 한다. 유튜브, 텔레그램 등을 통해 전해지는 뉴스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것을 지켜 본 추종자들은 점차 많아지고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올해 하반기 전문가 사칭 오픈채팅, 텔레그램 방이 급격히 많아진 이유이다. 그들은 역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투자 수익을 추구하거나 정보 제공의 대가로 고액의 구독료를 받아 돈을 번다. 사칭한 것 자체만으로는 고소할 수도, 처벌 할 수도 없는 법 제도도 취약하다.

시장은 변동성이 크더라도 충분한 유동성이 있다면 매수와 매도자의 호가로 인한 시장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유동성이 극단적으로 축소된 시장에서는 일부 세력들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하고 주가를 주도하는 소수의 세력들은 수익을 내지만 다수의 투자자들은 손실일 수 밖에 없다. 정상적인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없는 ( 수익 내기 힘든 ) 시장에서 조차 금융 기관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투자하기를 권유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하지 않으면 결국 당신의 자산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라는 논리를 펴지만, 정작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리스크와 위험 자산 투자로 인한 손실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해를 거듭하면서 낮아지고 있다. 뭔가 투자를 하여 단번에 큰 수익을 내야만 할 것 같은 사회적 심리가 조성되어 있다. 지난 십여 년간 주식, 부동산, 코인 등 다양한 자산의 급등을 보아 왔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수준의 수익률은 이제 투자 성공의 목표가 아닌 것으로 되어 버렸다.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의 재테크 강연 요청이 간혹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을 위한 재테크 강의 섭외일 경우 어떤 얘기를 들려 줄까 고민을 한다. 결국 ‘단번에 큰 돈을 벌려는 생각’, ‘대박을 터뜨려 조기 은퇴하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오히려 ‘성공 투자의 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재테크는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복리의 저축, 성장 기업에 장기투자 했을 때의 성공 방법, 장기 목표를 세우되 단기 구간마다의 성공을 위한 방안 등을 자본시장에서의 재테크와 연계하여 설명한다. 그러한 마인드에 기반한 주식 투자여야 복잡 다양한 시장에서 자신만의 투자를 할 수 있다.

얼마전 주식투자로 2년간 100억의 수익을 거뒀다는 24세 미국 청년의 뉴스가 한국경제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다. 작은 돈으로 출발하여 ‘단기간에 그렇게 큰 돈을 벌 수 있는가’의 논란은 접어두고 그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에 관심을 가져 보자. 그가 말하는 투자원칙은 ‘KISS’ – Keep It Simple and Stupid 라고 한다. "단순하게 추세선, 저항선, 지지선, 거래량 등 기본 데이터 바탕으로 거래 한다" “지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 가격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는 같은 데이터에 접근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는 오로지 자신의 결정에 달렸다" 라고 전해진다. ‘2020년부터 2년간의 성과’ 라고 하니 아마도 ‘팬데믹’ 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특별한 케이스’ 일 것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성공 원칙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성공투자의 핵심 요인을 되새기게 된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 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수익을 줄 수 있는 적합한 투자 방법론’ 을 찾으려 하고, 끝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 투자할 것인가 ? 단기 거래할 것인가 ? 가치 투자할 것인가 ? 모멘텀 투자할 것인가 ? 정보나 뉴스를 활용한 투자를 할 것인가 ? 단지 시세만을이용한 투자를 할 것인가 ? 멀티플이 높은 성장주에 집중할 것인가 ? 저평가 가치주에 집중할 것인가 ? 경험상 모든 투자 방법론을 잘 하는 투자자는 없었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소수의 전문 투자자들은 거의 모두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투자 방법론으로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조급하지 않다. 자신의 투자 스타일과 맞지 않는 시장에서는 쉬어 간다. 모두들 힘들어 할 때 투자에 집중하기도 한다. 남들이 어떤 투자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는 단지 흥미로운 뉴스일 뿐이다. 그들은 늘 자신이 하고 있는 투자에 집중하고 그 투자에서 성공하는 것에 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