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성장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최근 몰두하는 과제 중 하나는 ‘고객층 확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패션시장 거래액이 급격히 늘었지만, 매출 규모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유형의 고객에게 플랫폼을 노출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사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는 사례가 나와 이목을 끈다.

○경쟁 플랫폼에 입점한 플랫폼

W컨셉, 라이벌 네이버쇼핑 간 이유는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2021년 인수한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최근 네이버쇼핑의 패션 플랫폼 ‘패션타운’ 내 ‘소호&스트릿관’에 브랜드관을 열었다. 네이버쇼핑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해당 품목을 판매하는 다른 패션 플랫폼으로 연결해주는 방식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특정 패션 플랫폼이 별도의 브랜드관을 네이버쇼핑 내에 개설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호&스트릿관의 W컨셉 브랜드관에는 W컨셉 앱의 대다수 제품이 들어 있다는 게 W컨셉 측 설명이다. 연간 거래액 4600억원(지난해 기준) 규모에 자체 앱까지 갖춘 패션 플랫폼사가 다른 회사의 패션 플랫폼에 브랜드관을 내자 패션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타사 플랫폼에 입점할 경우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떼줘야 하는 만큼 자체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W컨셉은 네이버쇼핑이라는 경쟁사 플랫폼에 입점한 핵심 이유를 고객층 확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컨셉은 지금까지 패션 플랫폼 앱에서 여러 제품을 둘러보며 옷을 구매하는 ‘패션 마니아’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앞으로는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는 플랫폼인 네이버쇼핑으로까지 유통망을 확장해 고객층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W컨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야 W컨셉의 매출도 늘어나는 만큼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이들을 W컨셉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네이버쇼핑에 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세 지속’이란 숙제

이는 최근 주요 패션 플랫폼이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오프라인에 속속 진출하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몇 년째 이어지는 패션 플랫폼사의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고객을 계속해서 유입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무신사, 하고 등 패션 플랫폼이 꾸준히 백화점·대형몰·아울렛 내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W컨셉은 현재 신세계백화점 경기·대구·강남·센텀시티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들의 경우 이전보다 전체 매출이 60%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무신사도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대구 동성로와 서울 홍대에 오프라인 플래그십 매장을 순차적으로 열었다. 자체브랜드(PB)인 ‘무신사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도 내년까지 30호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