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에 이어 위탁개발(CDO) 역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인도 중국 등 CMO 후발주자들이 뒤를 바짝 따라오자, 그 앞단의 CDO 서비스를 공략해 고객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와의 첫 CDO 계약에 이어 올해도 빅파마와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CMO가 설계도에 따라 의약품을 생산해주는 서비스라면, CDO는 생산에 들어가기 앞서 설계도를 같이 그리는 연구개발(R&D) 단계다. 주로 세포주나 생산공정, 제형 개발 등을 대신 해준다. 빅파마는 자체 CDO 역량이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거나 관련 프로젝트가 몰릴 경우 파트너사에 CDO를 맡기기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신규 계약 체결 건수는 2021년 87건에서 올 3분기 기준 11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바, 빅파마 위탁개발에 눈독 들이는 까닭
통상 CDO 수익률은 CMO의 20~4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삼성이 CDO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객을 한발 먼저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도나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CM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0월 인도 제약사 오로빈도가 미국 머크(MSD)와 CDMO 계약을 맺으면서 ‘인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삼성은 CDO-CMO로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에 나섰다. CDO 수장도 지난 3분기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높였다.

세포주를 키우는 방법 등 생산공정을 코칭해주는 CDO는 한국이 글로벌 제약사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해당 세포주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원천기술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이 자체 세포주를 개발하긴 했지만,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5~6개의 세포주 라인업에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