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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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최대주주, 오너 일가, 임원 등 고위 경영진이 회사 주식을 매집하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상태거나 주가가 오를 호재가 나올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내부자의 매수와 주가는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이들의 매매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달간 상장사 10곳 대주주 지분 확대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11월 19일~12월 19일) 국도화학, 쏘카, 정다운, 사조대림, 에스엠벡셀, 휠라홀딩스, 미래에셋생명, KX, JW홀딩스, 대한약품 등 10개 종목은 내부자가 주식을 여러 차례 매입하거나 한 번에 지분을 큰 폭으로 늘렸다.

이 중 상당수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에폭시 생산업체 국도화학은 2021년 9월 고점 대비 56% 떨어졌다. 작년 8월 상장한 쏘카는 공모가(2만8000원)의 반 토막 수준인 1만4770원(19일 종가)에 거래되고 있다. KX는 2020년 최고점 대비 76% 빠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부자는 회사 경영 상황이나 전망에 가장 정통하다”며 “통상 내부자가 지분을 여러 차례 사들이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도화학은 최대 주주인 국도코퍼레이션이 최근 한 달간 18차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기존 23.72%에서 24.27%로 0.55%포인트 늘렸다. 평균 매수 단가는 3만9000원대(현재가 4만600원)다. 국도화학은 인도에서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어 인도 수혜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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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확대하는 이유는

사조대림은 오너가 처분한 지분을 다시 사모으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2020년 주요 계열사인 사조대림 지분을 전부 처분했다. 지난 10월 말부터는 지분을 장내에서 사들이기 시작했다. 한 달 사이 주 회장의 사조대림 지분은 1.04%까지 늘어났다.

주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규모 인수합병(M&A) 직후 지분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조대림은 지난달 10일 식품 소재 기업 인그리디언코리아를 3830억원에 인수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규모 M&A 이후 대주주나 회사 경영진이 지분을 매입할 땐 잘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쏘카 창업주인 이재웅 전 대표는 두 차례 장내 매수를 거쳐 53만 주(1.61%)를 취득했다. 이 전 대표가 본인 명의로 쏘카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개인회사 에스오큐알아이를 통해 쏘카를 지배해왔다. 매수 단가는 1만3000~1만5000원 수준이다.

KX, JW홀딩스 등은 오너의 자녀들이 지분을 잇달아 늘리고 있다. KX는 최상주 회장의 자녀인 최수연 상무가 지난달 초 장내 매수를 시작해 지분을 1.68%까지 늘렸다. JW홀딩스는 이경하 회장의 장남인 이기환 씨가 최근 한 달간 지분을 0.67%포인트 확대해 3.44%까지 늘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