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0%가 쿠세권…아마존처럼 '생활 인프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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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쿠팡 대해부
(2) 유통 판 뒤집은 비결
편리함 무기로 소비자 일상 점유
55세 이상 사용자도 20% 육박
유통업계 최초 年매출 30兆 전망
소매시장 점유율은 8%지만
"신도시엔 마트 있어야" 공식 깨
(2) 유통 판 뒤집은 비결
편리함 무기로 소비자 일상 점유
55세 이상 사용자도 20% 육박
유통업계 최초 年매출 30兆 전망
소매시장 점유율은 8%지만
"신도시엔 마트 있어야" 공식 깨
![전국 80%가 쿠세권…아마존처럼 '생활 인프라' 됐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2.35385175.1.jpg)
하지만 6월부터 쿠팡이 사송신도시에 로켓 배송을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주문 후 이르면 당일 물건이 배달되자 사송에서만 매일 1000~1500건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 덕분에 양산시에 쏟아지던 신도시 입주민들의 쇼핑 관련 민원은 말끔히 사라졌다.
◆고객 한 명당 소비액, 2년 만에 27% 쑥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6조5917억원이던 쿠팡 매출은 창업 13년차인 올해 30조원 고지를 넘을 게 확실시된다. 2021년 20조원 고지를 밟은 지 불과 2년 만이다.이는 오프라인 유통 1위 이마트 매출을 가뿐히 넘어서는 규모다. 이마트는 올해 1~3분기 22조1161억원(할인점·트레이더스·노브랜드 합산)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마트가 내년부터 슈퍼마켓, 편의점과의 통합 상품 조달을 시작하겠다고 한 것도 쿠팡에 ‘덩치’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유통업계에서 매출은 납품사와의 협상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쿠팡이 전국 100여 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로켓 배송’(내일 배송) 지역을 중소 도시 및 도서·산간벽지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제주 본섬에서 배로 20분가량 걸리는 우도에서 쿠팡 배송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쿠팡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AA.35382733.1.jpg)
◆‘유통=부동산’ 공식 깨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기 위한 쿠팡의 전략은 롯데쇼핑, 이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과 완전히 달랐다. 쿠팡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인 매장을 부동산의 관점에서 바라봤다.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에 점포를 지어 매출 증대와 부동산 가치 상승을 동시에 누렸다. 차가 없는 1020세대와 거동이 어려운 노인은 고객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공급자 우선주의다.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도 배송에 2~3일은 걸리는 강원 삼척 도계읍에 지난달부터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60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도계읍의 지난달 주문 건수는 5000건에 달했다. 제주 우도면 우도 섬마을에도 서울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로켓 배송망을 타고 하루 만에 간다.
◆초고령화 지역도 쿠세권 포함시켜
쿠팡이 초고령화 지역인 도서·산간 오지까지 쿠세권에 포함하면서 쿠팡 앱에 접속하는 이들 중 장년층과 고령층 비중도 커졌다. 지난달 기준으로 55세 이상 비중이 17.6%에 달해 18~24세(19.5%)와 비슷하다.김찬호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문제는 당장 해법을 찾아야 할 시급한 과제”라며 “필수라고 여기던 기존 인프라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시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데, 쿠팡이 지방 구석구석까지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면서 이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