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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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세계 해운 업계가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도 나오고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번영 수호자 작전’이 구체화되기전까지는 해운업계와 화주들이 아프리카 우회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해운업계의 추가 부담은 항해당 100만달러의 비용과 7~10일의 시간이 추가될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가들은 아프리카 우회 경로 수송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을 그리스, 요르단, 스리랑카, 불가리아를 꼽았다. 홍해는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4%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해상 항로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혼란이 세계 경제에 중간 정도의 영향만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해상 운송 비용의 상승폭이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과 2022년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드루리 월드 컨테이너 인덱스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를 상하이에서 유럽으로 보내는 비용은 공격이 시작되기 전과 비교해 최근 6주간 상하이-로테르담의 경우 44%, 상하이- 제노아의 경우 26% 급등했다. 팬데믹 기간인 2021년과 2022년에는 이 비용이 2019년보다 최고 열 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여전히 팬데믹 당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해운 회사가 아프리카 경로로 우회하는 것이 유럽의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도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선적은 이미 끝났고, 아시아 지역은 설 연휴 이전 연초에 공장이 문을 닫기 때문에 다른 시기에 비해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홍해의 혼란이 계속되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비용 상승 압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주도해 다국적으로 창설한 '번영 수호자 작전'이 상선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형 컨테이너 운송업체인 AP몰러 머스크의 CEO인 빈센트 클러크는 태스크포스가 가동되려면 몇 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해운 산업 그룹 빔코의 해상 안전 및 보안 책임자인 제이콥 파스케 라르센은 과거 소말리아의 해적 행위가 문제가 되었을 때 특정 경로를 따르는 느슨한 호송 방식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군함이 선박을 호위해 호송하는 것은 전함이 충분해야 하는 ‘자원 집약적’방식이라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해양 전쟁 위험 운영 책임자이자 보험 전문가인 베슬 프로텍트의 먼로 앤더슨은 보안 상황이 통제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워치와 인터뷰한 머니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경제학자인 데릭 탕은 “홍해 사건은, 자급자족하며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국보다는 유럽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황이 만약 3개월에서 6개월이상 걸린다면 미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전세계 경제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