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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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인상했다. 브라질 정부가 조세 개혁을 추진한 데 따른 평가다. 세제 개편으로 브라질의 세수가 늘어나 재정 건전성이 제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S&P는 이날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BB-'에서 'BB' 등급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아직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에 속해 있지만, 투자 등급과의 차이는 두 단계에 불과하다. 남미에선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등의 신용등급이 BB와 같다.

S&P는 앞서 지난 6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브라질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경쟁사들도 브라질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피치레이팅스는 지난 7월 브라질에 BB 등급을 부여했고, 무디스는 Ba2를 매겼다. 시장에선 이를 브라질 국채가 2015년 정크등급으로 내려앉은 뒤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올린 배경엔 조세 개혁이 있다. 브라질 의회는 지난 16일 헌법 개정 사안인 조세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30년간 과거 정부가 실패했던 조세 개편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S&P는 성명을 통해 "브라질의 조세 개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조세 개편안은 세법을 이전보다 단순화하는 게 골자다. 과거 브라질의 세법은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여겨졌다. 과세 항목이 많고 세금 계산은 복잡하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질색했던 사안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과세 항목을 줄이고 세율을 합리화할 방침이다. 기존에 소비 부과금이란 명목으로 거두던 세금을 부가가치세로 통합하는 게 대표적이다. 새로운 세법 개정안은 2033년 이후에 발효될 전망이다.

브라질 재무부는 이번 신용등급 격상을 두고 "세제 개편이 재정 수지를 개선할 뿐 아니라 물가도 안정시킬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신용 여건은 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