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투자의 시대 돌아왔다"…英 베팅 늘려 온 핌코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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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신 CIO, FT 인터뷰서
"英 경착륙 위험 커…국채 투자 비중 늘려 와"
"英 경착륙 위험 커…국채 투자 비중 늘려 와"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로 꼽히는 핌코가 내년 영국 경제의 ‘하드랜딩(hard landing‧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했다.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영국 국채 비중을 늘려 왔다는 설명이다.
다니엘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영국이 심각한 침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그는 “(영국 경제는) 잠재적으로 더 많은 하드랜딩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라며 “이런 예상을 기반으로 영국 국채에 통상적인 수준 대비 많은 금액을 베팅해 왔다”고 부연했다.
하드랜딩이란, 경기가 충분히 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냉각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오른다. 이때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리(수익률)는 하락세를 띤다.
지난 10월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했다. 7월(-0.6% 감소) 이후 3개월 만에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은 가계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1%에서 0.0%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국채 금리는 10월 말부터 하강 곡선을 탔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0월 20일께 4.6%대에 형성돼 있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두 달 새 1%포인트 내려 3.6%대에 머물고 있다. 이바신 CIO는 “소규모 개방 경제인 영국에서 소비자들은 미국보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으로부터 타격을 더욱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특히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이 초장기 상품 위주로 짜여 있어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분석이다. 이 나라에선 3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이 흔하게 유통되고 있으며, 만기가 40~50년에 달하는 상품까지 나온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을 필두로 한 급격한 긴축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는 고꾸라졌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올해 EU와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9월 전망치)에서 0.6%로 내려 잡았다.
이바신 CIO는 “올해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여 준 미국과 달리 영국과 유럽의 상황은 상당히 큰 폭으로 악화하고 있다. 유로존은 향후 1년간 한층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취약성이 크다”면서, 미국 국채보다 영국과 유럽 국채 투자 비중을 늘린 결정이 “아주,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유럽과 대조적으로 미국은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률 수준을 미 중앙은행(Fed)의 목표치(2%)까지 끌어내리는 연착륙(소프트랜딩‧soft landing)에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5.2%를 기록,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을 보내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바신 CIO는 “오랜 기간 죽어 있던 글로벌 채권 투자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며 “영국과 유럽, 일본에서 오랜만에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다니엘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영국이 심각한 침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그는 “(영국 경제는) 잠재적으로 더 많은 하드랜딩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라며 “이런 예상을 기반으로 영국 국채에 통상적인 수준 대비 많은 금액을 베팅해 왔다”고 부연했다.
하드랜딩이란, 경기가 충분히 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냉각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오른다. 이때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리(수익률)는 하락세를 띤다.
지난 10월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했다. 7월(-0.6% 감소) 이후 3개월 만에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은 가계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1%에서 0.0%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국채 금리는 10월 말부터 하강 곡선을 탔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0월 20일께 4.6%대에 형성돼 있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두 달 새 1%포인트 내려 3.6%대에 머물고 있다. 이바신 CIO는 “소규모 개방 경제인 영국에서 소비자들은 미국보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으로부터 타격을 더욱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특히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이 초장기 상품 위주로 짜여 있어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분석이다. 이 나라에선 3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이 흔하게 유통되고 있으며, 만기가 40~50년에 달하는 상품까지 나온 상태다.
유럽중앙은행(ECB)을 필두로 한 급격한 긴축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는 고꾸라졌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올해 EU와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9월 전망치)에서 0.6%로 내려 잡았다.
이바신 CIO는 “올해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여 준 미국과 달리 영국과 유럽의 상황은 상당히 큰 폭으로 악화하고 있다. 유로존은 향후 1년간 한층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취약성이 크다”면서, 미국 국채보다 영국과 유럽 국채 투자 비중을 늘린 결정이 “아주,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유럽과 대조적으로 미국은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률 수준을 미 중앙은행(Fed)의 목표치(2%)까지 끌어내리는 연착륙(소프트랜딩‧soft landing)에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5.2%를 기록,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을 보내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바신 CIO는 “오랜 기간 죽어 있던 글로벌 채권 투자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며 “영국과 유럽, 일본에서 오랜만에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