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마도해역에서 고려 선체 조각 등 500여점 발굴
안전 항해 기원하며 동물 대신 바친 기러기 나무조각
충남 태안군 마도(馬島) 해역에서 고려시대 선체 조각과 기러기형 나무 조각 등 500여점이 확인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7∼10월 진행한 마도 해역 조사에서 선체 조각과 기러기형 나무 조각, 청자 접시 등이 발굴됐다고 20일 밝혔다.

마도 해역은 예로부터 해난사고가 잦은 곳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392년(태조 4년)부터 1455년(세조 1년)까지 60여년간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태안 안흥량에서 침몰했다는 기록이 있다.

올해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선체 조각은 길이 115cm, 너비 31.5cm, 높이 15cm 크기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11∼12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이 선체 조각이 2010년과 2011년 인근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침몰선인 마도2호선이나 마도3호선의 외판재(선체의 양 옆면을 이루는 부재)일 가능성이 있지만 또다른 선박의 일부일 수도 있는 만큼 내년에 주변 지역을 정밀하게 수중 발굴해 확인할 예정이다.

안전 항해 기원하며 동물 대신 바친 기러기 나무조각
함께 발굴된 길이 59.2cm, 너비 11.6cm, 높이 8.3cm 크기의 기러기 모양 나무 조각품은 국내 수중 발굴조사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기러기형 나무 조각품은 대개 솟대와 같이 새가 앉아있는 모습이지만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고 아래에 구멍이 남아 있지 않다.

연구소는 '경국대전'이나 '국조오례의'에 기러기가 혼례나 제례 등 오례(五禮. 다섯 가지 의례)에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안전한 항해를 위해 신에게 희생 공물로 바치던 동물 개념이었던 것으로 추정하며 추가 분석과 연구를 할 예정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총 10차례 마도 해역 수중 발굴조사를 진행해 고려시대 선박 3척(마도1∼3호선)과 조선시대 선박 1척(마도4호선) 등 고선박 4척과 유물 1만여점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