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김병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김병언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차기 대통령선거 구도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로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가능성은 작지만, '이준석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크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먼저 한 장관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간다는 것은 거의 다 확실시된 것 같다"며 "대통령도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의 결정을 한 것 같고, 국민의힘 자체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벗어나거나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나도 비대위원장을 양당에서 경험해봤지만, 위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뭐를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행동반경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아무런 구애 없이 자기 마음대로 비대위를 끌 수 있는 행동반경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불가능하다. 아무런 결론을 못 내고 끝낸 혁신위원회도 위에 대표와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 장관의 등판을 말리고 싶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과연 본인을 위해 좋은 등판이냐는 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지만, 이미 결심이 선 단계이기 때문에 더 이상 거기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정치인으로서의 등판이 지금 너무 빠르지 않았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내 적폐 청산에 앞장서면 이 전 대표가 탈당하지 않고 남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많은 애착이 있는 건 틀림 없지만, 선거를 두 번이나 승리로 이끌어놓고 결국 몰아내다시피 했는데, 거기에 또 들어간다고 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신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창당해 국민이 지금까지 갈망하는 그런 분야를 뚫고 나갈 수 있다는 의지가 대단히 강하게 비춰지고, 국민이 이걸 받아들일 것 같으면 하나의 큰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국민은 사실 지금 양당에 굉장히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냐'는 물음에 김 전 위원장은 "그야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런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별의 순간'이라는 얘기를 지금 하기에는 힘든 단계에 있다"고 대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을 물어 지난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19%), 2위는 한 장관(16%)으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는 2%로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함께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