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한경 DB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한경 DB
각종 사회 현안과 관련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판이 유력한 가운데,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말을 아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 출석 이후 특검법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마음이 좀 독해졌다"며 "처음에는 막 부담이 되어서 이야기해줬는데, 이젠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그간 각종 현안과 관련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자신을 향한 야권의 질타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이슈몰이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으로 등판이 확실시되자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 않으냐"며 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한 장관은 전날엔 기자들과 만나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기에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변해, 사실상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이제 의견수렴을 마치고 제가 여러 가지 고민과 또 숙고를 통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15일 비상 의원총회, 18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통해 당내·외 의견을 수렴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다수의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준비하는 등 국민의힘은 총선 체제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선거일 90일 전인 1월 10일까지 구성해야 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