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서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서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당 의원들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을 언급하며 사퇴를 압박하자 "이재명 대표의 음주운전 전과를 문제 삼아 국회의원 사퇴와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한 적 없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누가 하든 음주운전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만하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누구의 음주운전은 공직자가 절대 돼서는 안 될 사유이며, 누구의 음주운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냐"며 "국민들은 이제 민주당 하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도덕적인 정당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강 후보자가 문제이면, 이 대표도 문제다. 게다가 (이 대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지 않냐"며 "이 대표와 민주당 총선 후보 검증을 통과한 음주운전 경력자가 문제가 아니라면 강 후보자의 20년 전 음주운전 경력도 문제 삼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로남불의 민주당으로는 국민 신뢰는 얻을 수 없다"며 "원칙은 파기되고 상식은 저버린 민주당을 혁신해야 한다.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민심소통 3.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안병진 교수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민심소통 3.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안병진 교수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지난 19일 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2004년 음주운전으로 150만원 벌금을 선고받은 것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음주운전 때문에 낙마한 사람들 많다"고 압박했다. 강 후보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이 의원의 이런 주장은 국민의힘에서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장관은 음주운전 안 되고 당 대표는 음주운전 해도 되나. 국회가 솔선수범한 뒤 장관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 대표의 음주운전 전력을 소환했다.

하 의원은 "살인 행위와 같은 만취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찬성한다. 단, 이러한 기준은 여야 의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강 후보자는 2004년 음주운전으로 15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이 대표도 같은 해 혈중알코올농도 0.158% 음주운전으로 역시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대표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 당 대표까지 됐다. 국회의원은 되고 장관은 안 된다는 기준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사라져야 할 국회의원 특권에 해당한다"며 "내년 공천에서 음주 운전자는 무조건 공천 배제하도록 하고, 강 후보자도 거취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실제로 강 후보자가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은 2004년, 이 대표도 동일하게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 약식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강 후보자와 이 대표 모두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후보자는 음주 다음 날 오전 5~6시에 적발돼 '숙취 운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전 1시 21분께 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