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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아들이 숨진 사실을 7년 만에 알게 된 친모에게 국가가 3억7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친모가 아들의 사망을 알게 된 후 상속권 소멸시효 6개월이 지나기 전 손해배상을 청구했기 때문에 아들의 배상 청구권을 상속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친모에게 제공됐어야 할 위자료 3000만원은 국가배상법상 소멸 시효(5년)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지난 14일 단원고 학생 A군의 친모 B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은 직권으로 적법한 소멸시효 기간을 살펴 소멸시효 완성에 관한 피고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했다"며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만 판단해 곧바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것이므로,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기각' 1심, 2심서 뒤집혀
B씨는 2000년 8월 A군의 부친과 이혼한 이후 A군과 왕래하지 않았다. A군은 안산 단원고에 재학 중이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선박이 침몰하면서 사망했다. A군의 부친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B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후 B씨는 2021년 1월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로부터 세월호 사고 관련 국민성금 수령 연락을 받고서야 아들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는 같은 해 3월 국가를 상대로 "아들의 손해배상금 중 자신의 상속 지분인 2분의 1에 해당하는 3억5700만원과 본인 몫의 위자료 4000만원 등 약 4억권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 "모친 몫 위자료는 소멸 시효 완성"
대법원도 2심과 같은 이유로 B씨가 아들의 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대법원은 3000만원 상당의 B씨 고유의 위자료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국가재정법 제96조는 '국가배상법에 근거한 배상청구권을 5년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시효 완성으로 인해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다"며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청구권은 국가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며 "해당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피고 주장 시점(2015년 11월 27일)으로 기산하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했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