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서령버스 대표 "회계자료 공개하고 노선 효율화 협조"
시민·노동단체 "서산시는 버스 공영제 도입 준비단 구성하라"
8일째 중단 서산 시내버스 운행 이르면 22일 재개(종합)
8일째 멈춘 충남 서산 시내버스가 이르면 오는 22일 운행을 재개한다.

21일 서산시에 따르면 서령버스가 그동안 서 있던 버스들을 이날 중 정비한 뒤 이르면 22일부터 보유 버스 52대를 모두 운행키로 했다.

서령버스는 '운송 수입금이 압류돼 유류를 확보할 수 없다'며 지난 14일부터 보유 버스 52대 가운데 전기·수소차 등 13대를 제외한 나머지 운행을 중단했다.

서령버스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 2천400만원과 직원 퇴직금 8천400만원 등 1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8일 운송수입금을 압류당했다.

강신욱 서령버스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영 능력 부족과 어리석은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시내버스 운행을 불법으로 중단해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8일째 중단 서산 시내버스 운행 이르면 22일 재개(종합)
서령버스는 투명한 경영을 위해 부채 현황, 운송 수입에 대한 세부 지출 증빙자료, 유류대, 타이어 회사와의 계약서 등 자료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연 1억4천600만원인 강 대표 임금을 다른 업체 수준(충남 평균 8천900만원)으로 낮추고, 관리직 인력도 최소화한다.

서산시 시내버스 운행노선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노선 감축 등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용역을 통해 등하교 및 출퇴근 등 시간대를 제외하고 시내버스 운행 거리를 평일 17.1%, 토요일 19.4%, 공휴일 5.7% 각각 줄이고 승차 인원이 적은 노선을 운행하는 21인승 차량 일부는 15인승으로 조정하는 등 방안을 내놨다.

강 대표는 "앞으로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효율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해 투명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겠으며, 서산 시민의 발인 서령버스가 절대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행정처분 등을 이의 없이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중단했던 보조금을 다시 지급하기로 했다.

8일째 중단 서산 시내버스 운행 이르면 22일 재개(종합)
강 대표에 이어 서산지역 시민·노동단체도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기업에 1년 지출의 절반 이상의 국민 세금을 준다면 사실상 공영제로 봐서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현행 법령으로도 과연 지금의 상황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산시가 보조금 내용을 상세하게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버스 공영제 도입을 위한 준비단을 시민사회와 함께 즉각 구성할 것, 서령버스는 방만 경영에 대한 무한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강도 자구책을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서산태안시민행동은 시내버스 운행 중단 피해자를 모집해 서령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