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달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대통령 주최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다. 행사의 특성상 두 사람이 긴밀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작지만, 서로 소통을 거부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누그러졌다는 평가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초청장이 왔고, 이 대표가 수락했다”며 “신년회가 국민 통합과 민생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이 아니라 행정안전부가 신년회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정정했다.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사전 환담 자리에서 짧게 대화를 나눴다. 2022년 대선 이후 두 사람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소통하는 자리라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지만,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환담의 특성상 긴밀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대통령 주최 신년 인사회는 정치권은 물론 종교·문화·재계에서도 다수의 인사가 참석하는 만큼 이번 행사에서도 두 사람이 정치적 현안을 논의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접촉을 늘려가는 것만으로도 여야의 극한 갈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대표는 취임 초기인 지난해부터 윤 대통령을 향해 영수 회담을 거듭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올해 대통령 신년 인사회에 불참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시 민주당에선 “대통령실이 대표실 메일로 초청장을 보내고 별다른 연락도 없어 초대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대치 기조가 시정연설 사전 환담을 계기로 허물어졌다는 평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