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약시장 '양극화'…"내년 '옥석가리기' 심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 청약 경쟁률 전년 대비 6배 상승…'세 자릿수' 쏟아져
"높은 금리·부동산 시장 침체…선별청약 이어질 것"
"높은 금리·부동산 시장 침체…선별청약 이어질 것"
올해 청약시장은 작년보다 일부 회복했다. 대신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이어졌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높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외면받았다. 내년 청약 시장을 좌우할 분양가는 급등이 예견된 상황이다. 분양가 조달이 더 어려워지면서 지역별 '옥석 가리기'는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2.99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7.51대 1보다 개선됐다. 해당 기간 수도권은 8.46대 1에서 15.55대 1, 지방은 7대 1에서 9.48대 1로 모두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 청약 경쟁률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서울 청약 경쟁률은 올해 59.49대 1을 기록해 지난해 10.9대 1에서 6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가운데 6곳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였다.
지난 7월 분양한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가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리면서 242.3대 1을 기록했다. 3월 분양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디그니티'도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청약해 경쟁률 198.76대 1이 나왔다. △성동구 용답동 '청계SK뷰'(183.42대 1)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162.69대 1)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52.56대 1) △동대문구 답십리동 'e편한세상 답십리아르테포레'(99.71대 1) 등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동패동)에서 분양한 '운정3제일풍경채(A46)’'로 42가구 모집에 1만560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371.64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이 부진한 지역도 많았다. 대구는 0.07대 1을 기록해 지난해 0.45대 1보다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제주는 같은 기간 3.38대 1에서 0.26대 1로, 울산은 0.94대 1에서 0.5대 1로 경쟁률이 감소하면서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던 단지도 나왔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서 분양한 '남해오션베르타운하우스'는 76가구를 모집했지만 아무도 청약에 도전하지 않았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나리안길107동'도 48가구 모집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경북 울진군 죽변명 '울진하버펠리체'·전북 무주군 무주읍 '골든렉시움'·경남 거제시 연초면 '거제한내시온숲속의아침뷰' 등은 청약에 넣은 신청자가 1명에 불과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이후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집값이 반등하는 곳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분위기도 양호했다"며 "청약 성적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내년 청약시장 분위기는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낮은 가격에 분양받아 인근 시세 대비 차익을 보는 청약의 최대 장점이 시장 환경에 묻힐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681만원이다. 작년 1월(1417만원)에 비해 264만원 상승했다. 전용 84㎡ 기준으로 8976만원 올랐다. 지난해 월평균 분양가는 9월까지 3.3㎡당 1400만원대 수준이었으나 10월 1500만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5월(1613만원) 이후 16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사이 42.1%가 급등했다. 레미콘 가격도 루베(레미콘 단위)당 2020년 6만6385원에서 2022년 8만1664원으로 23% 올랐다. 철근 기준 가격도 12월부터 t당 8000원씩 상승했다.
인건비도 오르는 추세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보다 3.95% 올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선 6.71% 뛰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공사비가 서울 기준으로 3.3㎡당 1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본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400만~5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가격이 뛰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내년 청약시장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인데다 집값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청약 시장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에는 청약제도가 일부 변경된다. 먼저 신혼부부 특별공급 횟수가 늘어난다.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총 2회)로 증가한다. 같은 날 당첨자를 발표하는 단지 청약에도 부부가 각자의 통장으로 신청할 수 있다. 중복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것을 인정한다.
청약저축 가입기간 점수를 산정할 때 배우자 통장의 보유기간 50%를 인정해준다. 이를 통한 최대 가점은 3점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상한은 올해와 같은 최대 17점이다. 본인 청약 통장을 5년, 배우자가 4년을 유지했다면 본인 점수 7점에 배우자 보유기간의 절반, 즉 2년에 해당하는 3점을 더해 10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저축 납입액 소득공제 한도도 연 30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간 주택청약저축 납입액의 소득공제 한도는 연 240만원이었다. 다만 법이 통과한다는 전제로 내년 1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3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2.99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7.51대 1보다 개선됐다. 해당 기간 수도권은 8.46대 1에서 15.55대 1, 지방은 7대 1에서 9.48대 1로 모두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 청약 경쟁률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서울 청약 경쟁률은 올해 59.49대 1을 기록해 지난해 10.9대 1에서 6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가운데 6곳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였다.
지난 7월 분양한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가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리면서 242.3대 1을 기록했다. 3월 분양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디그니티'도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청약해 경쟁률 198.76대 1이 나왔다. △성동구 용답동 '청계SK뷰'(183.42대 1)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162.69대 1)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152.56대 1) △동대문구 답십리동 'e편한세상 답십리아르테포레'(99.71대 1) 등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동패동)에서 분양한 '운정3제일풍경채(A46)’'로 42가구 모집에 1만560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371.64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이 부진한 지역도 많았다. 대구는 0.07대 1을 기록해 지난해 0.45대 1보다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제주는 같은 기간 3.38대 1에서 0.26대 1로, 울산은 0.94대 1에서 0.5대 1로 경쟁률이 감소하면서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던 단지도 나왔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서 분양한 '남해오션베르타운하우스'는 76가구를 모집했지만 아무도 청약에 도전하지 않았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나리안길107동'도 48가구 모집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경북 울진군 죽변명 '울진하버펠리체'·전북 무주군 무주읍 '골든렉시움'·경남 거제시 연초면 '거제한내시온숲속의아침뷰' 등은 청약에 넣은 신청자가 1명에 불과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이후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집값이 반등하는 곳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분위기도 양호했다"며 "청약 성적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내년 청약시장 분위기는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낮은 가격에 분양받아 인근 시세 대비 차익을 보는 청약의 최대 장점이 시장 환경에 묻힐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681만원이다. 작년 1월(1417만원)에 비해 264만원 상승했다. 전용 84㎡ 기준으로 8976만원 올랐다. 지난해 월평균 분양가는 9월까지 3.3㎡당 1400만원대 수준이었으나 10월 1500만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5월(1613만원) 이후 16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7개사의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사이 42.1%가 급등했다. 레미콘 가격도 루베(레미콘 단위)당 2020년 6만6385원에서 2022년 8만1664원으로 23% 올랐다. 철근 기준 가격도 12월부터 t당 8000원씩 상승했다.
인건비도 오르는 추세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5516원으로 상반기보다 3.95% 올랐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선 6.71% 뛰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공사비가 서울 기준으로 3.3㎡당 1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본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400만~5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가격이 뛰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내년 청약시장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인데다 집값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청약 시장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에는 청약제도가 일부 변경된다. 먼저 신혼부부 특별공급 횟수가 늘어난다.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총 2회)로 증가한다. 같은 날 당첨자를 발표하는 단지 청약에도 부부가 각자의 통장으로 신청할 수 있다. 중복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것을 인정한다.
청약저축 가입기간 점수를 산정할 때 배우자 통장의 보유기간 50%를 인정해준다. 이를 통한 최대 가점은 3점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상한은 올해와 같은 최대 17점이다. 본인 청약 통장을 5년, 배우자가 4년을 유지했다면 본인 점수 7점에 배우자 보유기간의 절반, 즉 2년에 해당하는 3점을 더해 10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저축 납입액 소득공제 한도도 연 30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간 주택청약저축 납입액의 소득공제 한도는 연 240만원이었다. 다만 법이 통과한다는 전제로 내년 1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