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3일 당시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진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20년 2월 13일 당시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진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있는 그대로 내게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있는 자리에서 "검사 시절부터 한동훈의 상사로서 지시해본 적 없고 늘 의견을 구해 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채널A가 보도했다. 이는 '수직적 당정 관계'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장관도 지난 1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우려를 겨냥해 "지금까지 공직 생활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을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누구를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에둘러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간 비대위원장 인선안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던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한 전 장관이 과연 수직적 당정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재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분출했었다. 또 정권 심판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자명한 최측근이라는 점을 두고도 우려의 시선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체제'는 윤 대통령 직할 체제"라며 "일체 당무에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위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뭐를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행동반경이 없다"고 사실상 꼭두각시 비대위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의 중장기적 과제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당 운영에 개입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워내는 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새 비대위원장은 당정 관계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오히려 한 전 장관과 (대통령이)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진솔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