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입 연 조현범 회장, 세 가지 포인트는 · 태영건설 신용전망 강등, 핵심은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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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주' 기준 완화, 결국 연내 시행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 상향, 그러니까 대주주 요건 완화, 결국 정부가 연내 시행할 방침을 확정했습니다. 그동안에 여러 가지 혼선이 좀 많았는데 입법예고 내용 보면요. 대주주 요건을 기존 단일종목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하는 게 이번 안의 골자입니다.
단일 종목 10억원 이상 갖고 있으면 다음해부터 1주를 팔아도 20% 넘는 양도세가 적용되었는데, 이것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양도세 회피 물량이 꽤 나왔거든요. 그랬다가 연초에 다시 사는 비효율적인 시장 행위를 좀 줄이겠다는 의도입니다. 입법예고 기간에 통상 40일이 걸리는데, 이번 취지를 생각하면 입법예고 기간을 대폭 줄여서 연내에 시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완화되면 양도세 회피 물량이 아무래도 줄어들겠죠. 연말 약세장을 방지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주주인지 아닌지 확정하는 때가 현행 법상 해당 연도 폐장일 2거래일 전날입니다. 올해로 치면 26일이 되겠지요. 그래서 지난해와 지지난해 어땠는지 봤더니, 지난해에는 폐장일 2~3거래일 전 2조 5천억원, 지지난해에는 4조1천억원 이상의 매도물량이 나왔습니다.
아마 올해에는 26일에 대규모 매도 물량은 덜 나오겠지만요. 그동안에 대주주 기준 완화 연내 한다 안 한다, 정부 안에서도 엇갈리는 모습 보여주면서 기존 대주주요건인 10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주주들이 미리 조금씩 보유량을 처분한 투자자들도 있었던 만큼 시행시점이 늦어서 당초 기대한 만큼의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오늘 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하루 만에 다시 1%대 상승을 확인한 미국 증시의 호조와 맞물려 움직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형 말고 MBK 저격 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한국경제TV가 단독으로 촬영한 영상 먼저 살펴보시겠습니다(기사 서두 VCR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조 회장의 입에서 세 가지를 읽을 수 있겠습니다. 하나, 반대 측의 논리는 모두 반박 가능하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건강하다는 점은 '아버지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형 측에 대한 반박이고, 법적인 검토를 끝내고 한 행동이라는 말은 우호지분 확보의 위법성을 지적한 MBK파트너스에 대한 논박이었습니다.
둘, 회사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다. 경영권 방어 이후 공개매수 철회로 단기 주가 하락을 우려하면서도,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이라는 단어를 조 회장은 강조했습니다.
셋, 싸움의 구도는 형(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동생(조현범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아니라 한국앤컴퍼니 대 사모펀드다. 특히 조 회장은 이 구도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형과는 '찾아가서 오해를 풀겠다'면서도, MBK파트너스에 대해선 기자들과의 문답이 끝난 뒤 '한 마디만 더 하겠다'며 긴 시간을 할애해 비판했습니다.
오늘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종료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 주가는 전날보다 떨어진 1만7,110원에 마감했지요. 조현식 고문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2만4천원입니다.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공개매수 제안 이후 추가 카드가, MBK파트너스 측에서 나올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태영건설 신용전망 하향, 건설주 투심 흔들릴까
부도 위기설이 돌았던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이 내려갔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자금조달여건이 좋지 않아지고 있다는 게 주 이유입니다. 태영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담보가 있는 게 아니라 사업 자체만 보고 대출을 받은 이 PF 관련 차입금이 3분기 기준 2조 9천억원에 육박하는데, 태영건설이 진행중인 성수 오피스라든지 개발 프로젝트에서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거든요.
그래도 한기평은 태영건설이 단기 유동성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올해 안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도 들어오는 것 고려해야 하고, 진행중인 분양사업의 분양률도 3분기 기준 99.4%로, 돈 못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거죠. 그러면 태영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연말 기준 3천억원까지 올라옵니다. 문제는 내년 3월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것이 유동성 리스크와 관련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기평의 분석입니다.
업계 16위 태영건설의 위기는 이 회사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설수 전반에 대한 투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중요합니다. 시장에서 들리는 태영건설의 현재 상황, 좋지는 않습니다. 연말 워크아웃설의 이유이기도 했던 성수 오피스 개발사업은 480억원 규모의 PF 대출 만기를 가까스로 10일 연장했고요. 새로운 만기는 오는 28일입니다. 최근 하도급사에 현금 대신 어음을 지급한다는 소문까지 돌며 태영건설에 대한 위기론이 커졌습니다. 특기할만 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슈퍼개미'로 불리는 황순태 삼전 회장이 이 회사 지분 5.25%를 전격 매수했다는 겁니다.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였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