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해 '1호 사고'가 된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22일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정식 공판이 내년 2월 말부터 진행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처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처법 위반' 삼표 내년 2월부터 정식 재판…정도원 회장 출석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정서현 재판장)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은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로, 정도원 회장 등 피고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앞서 10월 24일에 진행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녹음파일 등 증거 내용이 방대해 아직 제출되지 않은 자료가 많다"며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들이 선임한 김앤장과 광장 등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6명이 출석해 재판부, 검사 측과 추가 증거 목록이나 증인 신청, 정 회장 출석 여부 등 재판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 변호인 측은 중처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을 심의 과정에서 분리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검찰 측은 "중처법을 분리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며 "정도원 피고인이 사고 원인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현재 중처법에 대한 위반 사안이 있는 것으로 보여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부분은 정도원 피고인과도 관련이 있어 (법정에)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변호인 측의 취지는 알겠지만 증거 조사는 첫 기일에 다 하는 것이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정식 공판은 내년 2월 27일로 잡혔다.

검찰은 지난 3월 31일 중처법 위반 혐의로 정도원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종신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고와 관련해 중처법 규정상 실질적이고 최종적 권한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가 정 회장인 것으로 판단해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