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민 씨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조민 씨 유튜브 영상 캡처
"요즘 유전자 검사 키트가 유행이더라고요. 용기에 타액을 담아 보존제와 함께 보내면 DNA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해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전자 검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DNA 혈통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조씨는 유전자 검사에 앞서 "친할아버지가 이국적으로 생겼다. 인도 총리라는 별명이 있었다"면서 자기 뿌리 중 인도 혈통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약 2주 후 받아 든 유전자 혈통분석에 따르면 조씨는 56.87%의 한국인, 23.77%의 일본인, 15.49% 중국인, 3.87%의 몽골인으로 100% 동아시아인의 혈통을 물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에 앞서 DNA 혈통 검사를 받고, 이를 공개한 이들은 적지 않다.

그룹 마마무 솔라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의 DNA로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이라며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52.33% 한국인, 24.89% 일본인, 17.78% 중국인, 2.55% 몽골인, 2.4% 몽골인, 0.05%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인 혈통이라고 밝혔다. 당시 솔라는 "아프리카에 가본 적은 없는데 친근감이 생긴다"며 "아프리카는 음악, 춤, 예술의 나라인데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검사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영상 캡처
사진=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영상 캡처
또한 배우 이동욱도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 서울대 법의학 교실 이완영 교수팀에게 DNA 검사를 의뢰했고, 대한민국의 1%도 나오지 않는 북방계 코랴크인과 하카스인의 유전자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개그우먼 박미선도 "내가 토종은 아닌 거 같다"는 의심을 하며 DNA 혈통 검사를 받았고, 몽골인 1.22%, 중국인 23%, 일본인 25.36%, 한국인 50.42%로 동아시아인으로 구성된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았다.

DNA 혈통 검사는 직접 병원에 가서 검사받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키트를 구매하고, 각각의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검사 내용물을 채워 보내면 1~2주 안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을 중심으로 DNA 혈통 검사 결과가 공개되고 있지만, 미국 등 다민족 국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유행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NA 검사를 통해 자신의 병력을 탐색하는 움직임도 늘어나면서 23앤드미, 앤세스트리 등 미국에만 90여 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사진=박미선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박미선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이 미국 인디언 혈통이라고 주장했다가 DNA 분석 결과 원주민 혈통 가능성 수치가 낮게 나오면서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 안젤리나 졸리는 DNA 유전자 검사 후 유방암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와 가슴 절제 수술과 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DNA 검사가 유행하면서 과거 자기 정자를 사용해 인공수정을 자행했던 불임 전문의들의 '의료 강간' 범죄 행각이 잇따라 드러나 미국 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DNA 자가 진단 키트인 23앤드미의 포장에는 고객들이 "예상치 못한 혈연관계를 알게 될 수도 있다. 흔치 않지만 이런 발견 때문에 당신과 가족에게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을 정도다.

1970년대부터 10여년 동안 수십명의 환자에게 자기 정자를 수정한 도널드 클라인 박사의 사례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DNA 검사 결과 클라인 박사의 자녀는 2022년 기준 90명 이상으로 밝혀졌다.

DNA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트라는 글로벌 유전자 검사 시장이 2019년 64억2400만달러(약 8조1649억원)에서 2024년 117억9080만달러(약 14조9861억원)로 5년간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DNA 검사 결과에 대한 맹신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23앤드미는 10월에 발생한 해킹으로 인해 약 700만 명의 고객이 프로필 데이터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 정보에는 민감한 건강 데이터가 포함돼 있어 우려를 자아냈다.

또한 유전자에 대한 집착은 자칫 인종차별, 성차별, 우생학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이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