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주택 가격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보다 1.5%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하 기대 등에 힘입어 서울 집값은 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뉴스1
내년 전국 주택 가격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보다 1.5%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하 기대 등에 힘입어 서울 집값은 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뉴스1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값이 빠지기 시작한 뒤 전국 주택시장 침체가 다시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엔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 주택 가격은 내년에 1% 오르며 상승 전환하고, 전국 집값 낙폭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2025년부터는 그간 누적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가 공급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년 서울 매매 1%, 전세 4%↑

"공급부족에 2025년부터 주택시장 과열될 듯"
주택산업연구원이 22일 연 ‘2024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전국 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가격 변동률을 -1.5%로 예측했다. 올해(-3.4%)보다 하락 폭이 둔화할 전망이다. 올해 1.8% 떨어진 서울 집값은 내년엔 1.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3.4%→-0.3%)과 지방(-3.4%→-3.0%)은 내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내림세가 완만해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부동산세제 정상화 지연 등 하락 요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중반에 수도권 인기 지역이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되고, 하반기부터는 지방 광역시 등으로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국 주택 거래량도 올해 53만 건에서 내년 65만 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다소 거래에 숨통이 트이긴 하지만 2020년과 2021년에 연간 거래량이 100만 건을 웃돈 걸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공급 부족도 집값 상승 요인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에도 감소해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국 전셋값은 2.7%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5.6%)와 올해(-4.9%) 이어진 하락세를 끊고 반등할 전망이다. 서울(-5.0%→4.0%)과 수도권(-5.4%→5.0%), 지방(-4.4%→0.7%) 모두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공급 활성화 대책 펼쳐야”

전국 수급지수는 올해 85.4에서 내년 80.7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초과 공급이고, 100 미만이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의 내년 수급지수는 56.7에 불과하다.

2~3년 후 공급 부족 문제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 33만4000가구에서 내년 30만 가구로 줄어든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날 최근 3년간 누적된 공급 부족이 내년 하반기 시작되는 가격 반등세와 겹쳐 2025년부터는 주택시장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공급 활성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에 적용되는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임의적인 분양가 규제를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청약제도와 가점제 단순화, 의무거주기간 폐지, 인허가 기관의 과도한 기부채납 요구 금지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취득세·종부세·양도세 등 주택부문 세제 완화와 임대아파트 표준건축비 현실화, PF 불안 최소화 등도 주요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