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예고한 탈당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의 신당 창당도 임박했다. 하지만 여당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데다 신당에 합류할 세력이 제한적이라 창당에 따른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그는 27일 국민의힘 탈당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이후엔 일련의 절차를 거쳐 창당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명은 가칭 ‘개혁신당’으로 하고 본 창당 시 사용할 이름도 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신당을 함께 띄울 인물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반자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2일 라디오에서 “당에 남는 것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잔류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멤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명확한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당분간 여건을 살피며 이 전 대표의 후속 행보에 따라 발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도 요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는 연대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양 대표와는 12일 비공개 회동에 이어 16일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4시간여의 대담 이후 힘을 합치는 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탈당 뒤 29일엔 두 사람이 함께 KAIST를 찾아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정치 신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슈 선점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 전 대표에게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 전 대표의 탈당과 한 전 장관의 취임 시기가 겹쳐 여론전 성격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한동훈호’ 출범까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탈당 날짜를 못 박은 것이 자충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여당에선 “신당 창당 동력이 약해진 이 전 대표가 한 전 장관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