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직' '조용한 해고' 넘어 '조용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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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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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게 '조용한' 움직임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구성원들은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을 통해 직장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기업들은 '조용한 해고(Quiet Firing)'로 성과가 저조한 구성원을 해고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올해 초에는 '조용한 채용(Quiet Hiring)'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해고와 고용 모두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조용한 채용'이란 정규 직원을 새로 고용하지 않고 필요한 포지션을 충원하는 것을 말한다. 가트너(Gartner)는 기업의 조용한 채용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첫 번째로, 기업이 필요에 따라 기존 구성원에게 추가 업무를 배정하거나 필요한 역할로 빠르게 재배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업스킬링을 통해 직무 범위를 확장하여 필요한 스킬을 얻고, 개인은 커리어 성장에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앞선 두 방법과 조금 다른 접근법이다. 외부의 '긱 워커(Gig Worker)'를 활용하는 것이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고용이 아닌 독립적인 계약을 통해 임시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을 가리켜 '긱 워커'라고 한다. BCG와 자비스앤빌런즈의 공동 발간 보고서에서는 긱 워커를 미숙련(Non-skilled), 준숙련(Mid-skilled), 고숙련(Skilled) 유형으로 분류한다. 배달이나 택배 배송 기사·설문조사 참여자 등은 미숙련 긱 워커, 조립/설치 기사나 간병인·블로거 등은 준숙련 긱 워커에 해당한다. 이들은 주로 단기 과업 중심의 일을 한다. 개발자·디자이너·데이터 분석가 등은 고숙련 긱 워커로 분류된다. 프로젝트 참여·주도 같이 비교적 장기간 혹은 넓은 범위의 일에 참여한다.
내부 인력 재배치나 육성에 비해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려 있다. 국내 노동시장 경직된 영향이 크다. 또한 임시직 활용에 대한 법적 제약과 감시체계가 미비한 상황의 영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환경과 디지털 전환의 본격화로 인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킬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저성장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력 채용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다. 새로운 스킬 채용을 위해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식은 비용 효율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필요한 스킬 획득에 있어, 정규직 채용과 유지에 소요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동시에 원격근무와 협업 툴의 고도화, 긱 워커와 기업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은 긱 워커 활용을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유연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홀로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긱 워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IT개발이나 컨설팅에서는 독립 프로젝트 매니저를 활용하여 영역 별 전문성을 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민첩한 인력 운영이 점차 용이해지는 모습이다.
내외부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HR 관리체계, 규정/프로세스, 조직문화 측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필요로 하는 스킬 셋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따라 어떤 스킬의 채용이 필요한지 결정해야 한다. 구성원을 직무나 포지션 단위로 바라보기보다는 개인이 발휘하는 역할이 어떤 스킬을 요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현재 필요한 스킬의 종류, 수준, 근무기간 등이 정의될 때 적절한 긱 워커 활용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외부 인재 활용에 있어 R&R 정의, 적정 보상 수준, 활용 효과 파악이 용이해진다. 사실 스킬의 체계적인 관리는 긱 워커의 활용 뿐 아니라 다른 조용한 채용의 형태, 즉 포지션 재배치나 육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둘째, 실제 업무 상황에서 유연하게 긱 워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구성해야 한다. 프리랜서 성과 확인이 용이한 플랫폼과 프리랜서 활용을 위한 내부 승인 절차 등을 포괄한다. 긱 워커 활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데, 외부 인력에 대한 신뢰 가능성, 보안, 분쟁 발생 가능성, 업무진행 상의 번거로움을 그 이유로 꼽는다. 사전 승인이나 비용 정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되는 경우, 긱 워커 활용의 효과 측정이 어려운 경우 등 긱 워커 활용을 내부 프로세스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긱 워커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부 인력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공채나 창업 멤버 중심의 문화에서는 경력 입사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긱 워커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긱 워커의 활용을 통해 구성원 본인이 수행하고자 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일상적 업무에서는 습득이 어려운 스킬을 긱 워커를 활용하여 높은 성과를 내는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기업의 비용 절감 측면뿐 아니라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긱 워커와 적극적으로 협업할 이점이 있는 점을 소통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로 노동시장이 직무 중심에서 전문성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가 가까운 미래에 기업의 인력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이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 '스킬 채용'에 집중하여 내외부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치열해지는 채용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조은서 MERCER Korea 선임 컨설턴트
'조용한 채용'이란 정규 직원을 새로 고용하지 않고 필요한 포지션을 충원하는 것을 말한다. 가트너(Gartner)는 기업의 조용한 채용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첫 번째로, 기업이 필요에 따라 기존 구성원에게 추가 업무를 배정하거나 필요한 역할로 빠르게 재배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업스킬링을 통해 직무 범위를 확장하여 필요한 스킬을 얻고, 개인은 커리어 성장에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앞선 두 방법과 조금 다른 접근법이다. 외부의 '긱 워커(Gig Worker)'를 활용하는 것이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고용이 아닌 독립적인 계약을 통해 임시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을 가리켜 '긱 워커'라고 한다. BCG와 자비스앤빌런즈의 공동 발간 보고서에서는 긱 워커를 미숙련(Non-skilled), 준숙련(Mid-skilled), 고숙련(Skilled) 유형으로 분류한다. 배달이나 택배 배송 기사·설문조사 참여자 등은 미숙련 긱 워커, 조립/설치 기사나 간병인·블로거 등은 준숙련 긱 워커에 해당한다. 이들은 주로 단기 과업 중심의 일을 한다. 개발자·디자이너·데이터 분석가 등은 고숙련 긱 워커로 분류된다. 프로젝트 참여·주도 같이 비교적 장기간 혹은 넓은 범위의 일에 참여한다.
내부 인력 재배치나 육성에 비해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려 있다. 국내 노동시장 경직된 영향이 크다. 또한 임시직 활용에 대한 법적 제약과 감시체계가 미비한 상황의 영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환경과 디지털 전환의 본격화로 인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킬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저성장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력 채용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다. 새로운 스킬 채용을 위해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식은 비용 효율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필요한 스킬 획득에 있어, 정규직 채용과 유지에 소요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동시에 원격근무와 협업 툴의 고도화, 긱 워커와 기업을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은 긱 워커 활용을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유연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홀로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긱 워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IT개발이나 컨설팅에서는 독립 프로젝트 매니저를 활용하여 영역 별 전문성을 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민첩한 인력 운영이 점차 용이해지는 모습이다.
내외부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HR 관리체계, 규정/프로세스, 조직문화 측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필요로 하는 스킬 셋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따라 어떤 스킬의 채용이 필요한지 결정해야 한다. 구성원을 직무나 포지션 단위로 바라보기보다는 개인이 발휘하는 역할이 어떤 스킬을 요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현재 필요한 스킬의 종류, 수준, 근무기간 등이 정의될 때 적절한 긱 워커 활용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외부 인재 활용에 있어 R&R 정의, 적정 보상 수준, 활용 효과 파악이 용이해진다. 사실 스킬의 체계적인 관리는 긱 워커의 활용 뿐 아니라 다른 조용한 채용의 형태, 즉 포지션 재배치나 육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둘째, 실제 업무 상황에서 유연하게 긱 워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구성해야 한다. 프리랜서 성과 확인이 용이한 플랫폼과 프리랜서 활용을 위한 내부 승인 절차 등을 포괄한다. 긱 워커 활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데, 외부 인력에 대한 신뢰 가능성, 보안, 분쟁 발생 가능성, 업무진행 상의 번거로움을 그 이유로 꼽는다. 사전 승인이나 비용 정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되는 경우, 긱 워커 활용의 효과 측정이 어려운 경우 등 긱 워커 활용을 내부 프로세스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긱 워커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부 인력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공채나 창업 멤버 중심의 문화에서는 경력 입사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긱 워커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긱 워커의 활용을 통해 구성원 본인이 수행하고자 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일상적 업무에서는 습득이 어려운 스킬을 긱 워커를 활용하여 높은 성과를 내는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기업의 비용 절감 측면뿐 아니라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긱 워커와 적극적으로 협업할 이점이 있는 점을 소통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로 노동시장이 직무 중심에서 전문성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가 가까운 미래에 기업의 인력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이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 '스킬 채용'에 집중하여 내외부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치열해지는 채용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조은서 MERCER Korea 선임 컨설턴트